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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유산'으로 불붙은 한중일 역사전쟁(종합)

송고시간2015-10-1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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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난징대학살 문건 세계기록유산 등재, 위안부 기록물은 등재 실패우리 정부도 '日 강제동원 피해 기록물' 등재 추진

영상 기사 "2차대전 일본만행 기억해야"…일본군 난징대학살 세계기록유산 등재
"2차대전 일본만행 기억해야"…일본군 난징대학살 세계기록유산 등재

[앵커] 일본이 2차대전 당시 저지른 만행을 담은 자료죠. 중국 난징 대학살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중국과 일본이 그동안 치열한 외교전을 펼쳤는데 결국 진실이 승리했습니다. 이슬기 기자입니다. [기자]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점령한 중국의 난징. 1937년 12월 13일부터 이듬해 1월까지 중국 추산으로 30만명 이상의 군인과 시민이 일본군의 총칼에 처참하게 숨졌고 이 사건은 '난징대학살'이라 불립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가 중국이 신청한 난징 대학살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습니다. 난징대학살 문건은 일본군이 난징을 점령한 이후 6주간 난징 시민과 무장해제된 중국군을 학살한 기록물과 1945년 이후 전쟁 범죄자의 재판 관련 기록물을 아우릅니다. 당초 중국은 1931년부터 1949년까지 만들어진 위안부 자료도 함께 신청했지만 결국 등재목록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주청산 / 난징대학살 희생자 추모기념관 관장> "이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중국이 겪은 고통의 기억입니다. 우리는 (등재를 통해) 기억을 보존해야합니다. 다음 세대를 일깨우고 미래 세대를 경고하기 위해 역사 속 기록으로 남길 겁니다." 중국은 지난해 기록물에 대한 등재를 신청했고 일본은 강하게 반발해왔습니다. 이번 심의 결과는 당초 지난 6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중ㆍ일간 외교전이 가열되면서 최종 결정과 발표가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일본도 시베리아에 억류됐던 일본군 포로의 귀환 관련 자료인 '마이즈루 항구로의 귀환'과 교토의 사찰인 도지에 소장된 고문서 등 2건을 등재했습니다. 연합뉴스TV 이슬기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중국의 난징대학살 문건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면서 동북아 3국이 유네스코에서 펼치는 역사전쟁이 심화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The International Advisory Committee)는 지난 4∼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제12차 회의를 열어 난징대학살 문건에 대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고,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9일(현지시간) 이를 추인해 등재가 확정됐다.

난징대학살 문건(Documents of Nanjing Massacre)은 일본 군대가 1937년 12월 난징을 점령한 이후 6주간 난징 시민과 무장해제된 중국 군인들을 학살한 사실과 1945년 이후 전쟁 범죄자의 재판 관련 기록물을 아우른다.

반면 중국이 함께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자료는 등재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군 위안부 자료는 정식 명칭이 '위안부 자료, 일본제국 군대의 성노예'(Archives about "Comfort Women" : the Sex Slaves for Imperial Japanese Troops)로 1931년부터 1949년까지 생성된 위안부 관련 사료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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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이들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하면서 "역사를 깊이 새기고 평화를 소중히 여기고 인류의 존엄을 수호함으로써 이런 비인도적, 인권침해적, 반인류적인 범죄가 되풀이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즉각 "만약 중국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등재를 신청한 것으로 판단되면 항의하고 (신청) 철회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IAC 제12차 회의를 앞둔 지난 2일에도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중국이 신청한 두 건에 대해 "극도로 유감"이라고 말했고, 세계기록유산은 등재 심사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반론할 기회가 없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양국은 유네스코가 신규 세계기록유산 명단을 공표한 뒤에도 설전을 벌였다.

가와무라 야스히사(川村泰久) 일본 외무성 대변인은 10일 난징대학살 문건에 대해 "중국의 일방적 주장에 따라 신청된 것이며 완전성과 진정성에 문제가 분명히 있다"고 지적한 반면, 중국은 "침략전쟁의 잔혹성을 인식하고 역사를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해줬다"며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이번에 중국의 일본군 위안부 자료가 등재되지 않은 것은 이 같은 일본 정부의 강력한 반발이 유네스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물론 중국 내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자료는 중국과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미국, 일본 등에서 방대한 자료를 모은 난징대학살 문건에 비해 등재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일본은 지난 7월 태평양전쟁 중에 조선인이 대규모로 강제 동원돼 혹사한 장소 7곳을 포함한 산업유산 23곳을 '일본 메이지 산업혁명 : 철강, 조선 그리고 탄광산업'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시켰다.

당시 한국과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가 열린 독일 본에서 조선인 강제노동 사실 반영 방법을 두고 논의를 계속했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마지막까지 협상을 거듭했다.

결국 양국은 강제노동 사실을 유산 등재 결정문 본문에 넣는 대신 '의사에 반해 끌려가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당했다(forced to work)'는 문구를 일본 대표단이 성명으로 발표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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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일본이 20세기 초반 역사를 둘러싸고 벌이는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2004년부터 11년간 수집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기록물 33만6천797건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할 방침이다.

이들 기록물은 피해조사서 22만7천141건, 지원금 지급심사서 10만5천431건, 구술자료 2천525건, 사진자료 1천226건 등으로 구성되며, 국가가 직접 전쟁 피해에 대한 조사를 벌여 얻었다.

지난 8월 세계기록유산 등재 후보로 신청한 강제동원 피해 기록물이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 이르면 2017년 세계기록유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일본 정부가 일제 피해 관련 기록을 제출한 중국에 강력히 항의하고 유네스코를 압박한 점으로 미뤄 강제동원 피해 기록물 등재 또한 일본 정부가 강하게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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