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한중→미중→북중→한미 연쇄대화, 한반도 정세변화 견인할까

송고시간2015-10-12 17:12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북중 관계개선시동·北 '核 절제된 표현'…北 향후 행보 주시朴대통령 '주도적 외교' 가속…"변화 시발점, 정착노력 중요"

손잡은 김정은-류윈산…'북중 우호' 과시
손잡은 김정은-류윈산…'북중 우호' 과시

(평양 교도=연합뉴스) 10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손을 잡은 채 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꿈틀거리던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가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당초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계기로 우려됐던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북한의 전략적 도발은 일단 물건너가면서 '도발→제재'로 되풀이되던 악순환의 고리는 일단 피하게 됐다.

대신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방북을 계기로 북중이 관계개선에 시동을 건 것으로 평가되면서 향후 북한의 행보가 주시된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은 당창건 70주년 열병식 연설에서 '경제·핵 병진노선'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경제·국방 병진노선'이라는 나름 절제된 표현을 사용했다.

당초 시사했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일단 접은 것과 함께 중국의 압박과 설득이 일정 정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북한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북중관계 개선 흐름 속에서 중국을 의식해 최소한 북핵 등을 논의하기 위한 대화에 나설 가능성 등이 주시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며 북한의 향후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이 보도했다. 사진은 탄두가 개량된 KN-08.

정부의 한 당국자는 12일 "북한이 북중 관계에 있어서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등 새로운 변화의 시발점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도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가 아닌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화 공세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북한이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고 나선 것을 거론하며 "대화 의제를 바꾸려는 시도로서 북한이 자신들의 의제를 분명히,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면서 "최근 중국의 역할과 맞물려 향후 대화 가능성을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화 자체를 회피하던 북한이 새로운 의제 세팅을 시도하면서 이를 계기로 한 북한과의 탐색적 대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13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이뤄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16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 최근 북중간 대화를 토대로 북핵 및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일단 위기를 넘겼지만,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에서 한미는 북한의 도발을 막고 북핵 해법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원장은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 미국, 중국이 북한문제의 방향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3일 중국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박 대통령(AP=연합뉴수 자료사진)

지난달 3일 중국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박 대통령(AP=연합뉴수 자료사진)

박 대통령은 북핵 및 북한 문제에 대한 해법 모색과 함께 지난달 초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계기로 일각에서 제기된 '중국 경사론'을 불식하는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방미 기간 미국 펜타곤을 취임 이후 처음 방문하는 것도 중국 경사론을 불식하고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공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우리 정부가 펼쳐온 '주도적 외교' 행보에도 탄력을 제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말이나 내달초 우리나라에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자신감을 바탕으로 주도적 외교를 행사할 수 있다.

중국에 대해서는 북핵 문제 등에서의 적극적 역할을 재차 강조할 수 있다.

미국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한일관계 개선 측면에서도 한중일 정상회담은 미국에 주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의 취임 후 첫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중 정상회담과 중국 열병식 참석, 한미 정상회담 등으로 이어진 박근혜 대통령의 하반기 '주도적 외교'가 북핵 해법을 위한 실마리 마련 등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의 고리인 북한 문제를 선순환으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특히 '중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역시나'로 끝나면 '주도적 외교'도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는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외교적 공간이 확장된 것은 사실이며, 그동안 짜인 동북아 질서 속에서 살다가 (질서를 우리가) 짜보는 역할을 해보자는 것이 최근 고민"이라면서 "이런 노력이 일시적인 것이 돼서는 안 되고 성과를 바탕으로 제도적 정착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lkw777@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