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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로 드러난 조희팔 최측근 강태용의 로비 정황

송고시간2015-10-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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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간부에 집중 로비…"신경 써주는 사람 있다" 자랑도

판결로 드러난 조희팔 최측근 강태용의 로비 정황 - 1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4조원대 다단계 사기 행각을 벌였던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이 중국에서 체포되면서 '조희팔 비호 의혹' 수사가 힘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조씨 측이 수사무마를 위해 검·경은 물론 정·관계인사를 상대로 로비를 벌인 의혹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조씨의 자금관리를 총괄했던 강씨의 과거 로비 정황은 그가 로비를 벌였던 김광준 전 검사의 판결문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씨는 조씨를 대신해 인맥을 동원한 적극적인 로비에 나섰다.

고등학교 동창으로부터 2006년 김 전 검사를 소개받은 강씨는 이후 김 전 검사에게 수차례 돈을 건넸다. 강씨와 고교 동문인 김 전 검사가 받은 것으로 확인된 액수만 2억7천만원이다.

김 전 검사는 이 일은 물론 다른 수사 대상 기업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4년 5월 징역 7년 확정판결을 받았다.

법원 판결을 보면 강씨는 2007년 3월 부산지검에서 부장검사로 재직 중이던 김 전 검사와 대구 일원에서 수차례 술자리를 가졌다.

이후 2008년 5월 불법 다단계 유사수신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차명계좌로 2억원을 보냈고, 같은 해 10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모두 2억7천만원을 건넸다.

강씨는 이미 2006년 8월께부터 조희팔 등과 함께 불법 다단계 유사수신 범죄로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었고, 2006년 10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기소돼 2007년 3월 벌금 1천만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김 전 검사를 소개받을 당시 이미 각종 형사사건에 연루된 사건관계인이었던 셈이다.

강씨는 평소 주변에 자신의 친구인 김 전 검사가 부장검사로 재직하고 있다며 친분관계를 자랑했고, 관련자 진술에 따르면 회사 관계자들에게는 서울에서 신경 써주는 사람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경찰조사를 받으라는 이야기도 서슴없이 했다.

김 전 검사는 2008년 3월부터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 중이었다.

김 전 검사는 2008년 4월 강씨와 관련된 다단계 사건 수사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대학 선배이자 사법연수원 동기인 김모 변호사를 선임하도록 하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는 "김 전 검사 사무실 압수수색에서 강씨와 김 변호사의 명함이 함께 발견됐고, 선임계약을 할 당시 이미 김 변호사가 사건 내용과 강씨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는 관련자 진술도 있다"며 "김 전 검사가 변호인 선임에 관여한 정황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김 전 검사가 김 변호사에게 사건 수임료와 보수가 지급된 직후 2억원과 5천만원, 2천만원을 각각 건네받았고 이 돈이 모두 강씨의 차명계좌에서 나오는 등 강씨에 대한 형사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돈으로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김 전 검사의 2009년 업무일지 맨 앞 달력에 강씨의 영문이름과 주민번호가 적힌 메모지가 발견된 점을 비춰보면 강씨가 수사망을 피해 중국으로 도피하는 데 관여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한데도 이에 관해 합리적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씨는 수사가 시작되자 2008년 11월 중국으로 도피했는데 이후에도 김 전 검사와 연락을 취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셈이다.

이밖에도 전직 검찰수사관 오모씨가 조희팔 관련 수사무마 부탁을 받고 15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올 9월과 10월에는 전직 경위급 경찰관과 총경급 경찰도 조희팔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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