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DNA 사용않고 농작물 유전자 교정 성공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 기술을 활용해 외부의 DNA(Deoxyribo Nucleic Acid, 디옥시리보핵산)를 사용하지 않고 농작물의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과 최성화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2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 교정(Genome Editing)을 가능하게 하는 RNA(ribonucleic acid, 리보핵산) 기반의 인공 제한효소다. DNA를 자르는 'Cas9'이라는 단백질과 절단되는 DNA의 염기서열에 결합하는 '가이드 RNA'로 구성된다.

유전자 교정 작업은 유전자 가위를 DNA 형태로 삽입하는 방식과 Cas9과 가이드 RNA를 주입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연구팀은 후자의 방식을 통해 상추의 식물 호르몬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

유전자 교정 작업 시 외부 DNA를 삽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 유전자 주입에 따른 유전자 변형식물(GMO)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전망이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에서) DNA형태로 가공해 유전체에 삽입하는 방식이 주류였다면 이번 연구에서는 세계 최초로 Cas9과 가이드 RNA를 따로 주입해 유전체 교정작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런 방식의 유전자 교정은 자연적 변이와 구별할 수 없는 작은 변이만을 가지고 있어 외부 유전자가 삽입된 GMO와 다르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유전자 교정과정에서 외부 DNA를 사용했을 경우 GMO로 간주한다.

김진수 단장은 "개발한 기술은 상추와 토마토에 당장 적용할 수 있고 다른 농작물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앞으로 세계인의 먹거리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ddi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5/10/20 00: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