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땅·건물 52억에 팔아 14억 차익…국내 잠입 배제 못해바실련 "조씨 일당 다수 부동산 매입"…검·경 은닉재산 추적 외면
(대구=연합뉴스) 손대성 최수호 기자 =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58) 측근 4인방인 최천식(58·수감)이 6년전 중국 도피생활 기간에도 대구에서 수 십억원대의 부동산을 거래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희팔 사건 피해자 단체인 '바른 가정경제 실천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바실련)는 최씨가 다단계 사업으로 피해자들을 등친 돈으로 이 부동산을 사들이고 나서 되팔아 차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한다고 20일 밝혔다.
당시 인터폴 적색수배 명단에 오른 최씨가 신분을 위장해 국내로 들어와 직접 거래를 했는지 아니면 대리인을 내세워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수사당국이 "조희팔 일당의 은닉재산을 하루 빨리 추적해야 한다"는 사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외면 했다는 비난은 면키 어렵게 됐다.
최씨는 2008년 10∼11월 조씨 4인방 중 나머지 3명인 강태용, 강호용, 황병수와 함께 경찰 수사망을 피해 중국으로 도주했다가 2011년 12월 도피 3년만에 현지에서 붙잡혔다. 최씨는 한국으로 송환돼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연합뉴스가 바실련이 조희팔 일당이 매매에 관여했다고 지목한 대구지역 한 토지·건물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2009년 7월 최천식은 A·B씨 2명에게 52억원을 받고 5개 필지(2천739㎡) 대지·임야·밭과 건물을 넘겼다. 중국 도피 8∼9개월째 되는 시점이다.
앞서 최씨는 조희팔 다단계 사기사건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인 2008년 2월 기존 소유자 2명에게서 해당 필지 안 대지, 건물 등을 38억원에 사들였다.
대구 한 세무사는 "최씨가 판 토지·건물 가격을 현재 시세로 환산하면 9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거래를 두고 바실련은 최씨에게서 부동산을 사들인 이들의 실체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앞으로 이 부분도 조사해 사실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지난 10일 중국에서 검거된 조희팔 2인자인 강태용(54)의 국내 송환을 앞두고 조씨 일당이 그동안 꽁꽁 숨겨놨던 '은닉재산'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지검은 작년 7월 조희팔의 은닉재산 흐름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해 지금까지 1천200억원대의 자금을 확인하고 추징 보전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들이 저지른 범죄 규모 등에 비춰볼 때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실련은 조씨 일당이 달아난 뒤 지난 7년 동안 자체적으로 정보수집에 나선 결과 범죄자금으로 구입한 부동산 등 은닉 재산은 검찰이 밝힌 것보다 수 천억원이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전 바실련 대표는 "다단계 사기 피해자들이 잃어버린 재산을 되찾을 수 있도록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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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0 15:0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