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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새로운 원정도박지 베트남…일부 카지노 절반이상 한국인

송고시간2015-10-1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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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4성급 호텔 카지노, 평일 오후 절반 이상 한국인베트남에 총 8개 카지노…교민들 "조폭들 불법 도박장 운영", "한국인 무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19일 오후 2시(현지시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한 4성급 호텔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이른 평일 오후 시간이었지만 눈을 찌르는 매캐한 담배 연기 속에 20여 명이 슬롯머신과 룰렛을 즐기고 있다. 절반 이상이 한국인으로, 때때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카지노 면적은 약 1천㎡로 슬롯머신 40여 대와 룰렛 3대가 설치돼 있었다. 주말 저녁에는 100명 넘은 고객이 몰리고 이 중 90% 이상은 한국인이라고 한다.

교민들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베트남 진출 한국업체 직원, 한국에서 출장 온 기업인도 이 카지노를 종종 찾는다.

이 카지노의 여직원은 "주말에는 저녁에 일찍 와야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 시내에 있는 또 다른 외국인 카지노에도 이날 오후 20명 넘는 고객이 있었으며 한국인이 눈에 많이 띄었다.

한 카지노 직원은 한국인이 주말에 얼마나 찾느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모른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아주 많이 온다"고 귀띔했다. 100명 이상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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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울중앙지검이 수십억 원 대의 도박 혐의로 조사하고 있는 경기 광주시 K골프장 소유주 맹모(87) 씨의 원정도박 장소가 베트남으로 알려지면서 베트남이 마카오, 필리핀, 캄보디아에 이어 아시아의 새로운 도박 무대로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 폭력조직원들이 카지노 방을 빌려 한국인에게 원정도박을 주선하는 '정킷(junket)방'이 베트남에서도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교민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베트남에 한국 조직폭력배들이 진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며 "합법적인 외국인 카지노에도 비싼 선이자를 떼고 돈을 빌려주는 한국인 '꽁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민은 "재미삼아 카지노를 찾는 한국인도 있지만 수만 달러를 날리는 한국인도 있다"며 "이 때문에 일부 카지노를 '한국인의 무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의 적극적인 카지노 산업 육성,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 확대,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비행기로 4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다는 점 등이 현지 카지노의 주요 고객으로 한국인을 끌어들이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는 하노이와 남부 경제도시 호찌민, 유명관광지 하롱베이 등지에 8개의 카지노가 있으며 외국인만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매출은 6천100만 달러(685억 원)로 아직은 작은 수준이다. 베트남과 국경을 접한 캄보디아의 카지노 57개에 비하면 그 수도 매우 적은 편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세수 확대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 허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남부 휴양지 푸꾸억 섬에는 신규 카지노 설립을 사실상 허용한 상태다.

한국업체의 베트남 주재원 K모 씨는 "지난 5월 베트남 북부지역에서 열린 한국기업 관련 세무 간담회에서 지방정부의 세무 담당자가 2015년부터 개인이 카지노에서 딴 돈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리지 않으니 행운을 시험해보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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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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