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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타지크 또 이주노동자 갈등…"5개월된 아기 사망"

송고시간2015-10-19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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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티=연합뉴스) 김현태 특파원 = 러시아 경찰의 강압수사로 타지키스탄 이주노동자의 자녀가 사망했다는 의혹이 일며 양국 간 해묵은 이주노동자 갈등이 다시 커지고 있다.

러·타지크 또 이주노동자 갈등…"5개월된 아기 사망" - 2

아시아플러스 등 타지크 언론은 19일(현지시간) 파벨 아스타호프 러시아 대통령 아동인권 담당 특사가 자국 내무부와 검찰에 최근 타지크 이주노동자 자녀의 죽음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스타호프 특사는 이날 당국에 공문을 보내 경찰수사의 당위성과 정확한 경위보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3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찰은 출입국법 위반혐의로 타지크 이주노동자 부부를 체포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부부의 생후 5개월 된 자녀를 격리조치했으며 이 자녀는 부모와 떨어진 지 하루 만에 숨졌다.

현지 경찰은 숨진 자녀가 갑작스런 호흡장애를 일으켜 병원으로 이송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밝혔다. 반면 부모들은 자신들이 체포된 지 5시간 만에 석방될 때도 경찰은 아무런 말이 없다가 다음날 사망 소식을 알렸다고 주장한다.

부모들은 현재 아이가 평소 특별한 질병 없이 건강했다며 경찰의 강압수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후 타지크 외무부가 러시아 당국에 사건과 관련해 해명을 요구하고 러시아에 거주하는 타지크 이주노동자들이 항의시위를 벌이며 파문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아스타호프 특사의 조사촉구는 논란 확산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한편, 타지크 언론들은 이번 사태를 양국의 오랜 갈등 탓으로 보고 있다.

타지크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러시아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이 경찰의 강압수사를 불렀고 러시아인들에 대한 타지크 이주노동자들의 불신이 경찰의 공식해명을 받아들이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1991년 옛소련에서 독립한 타지크는 가난한 산악국가로 특별한 산업시설이 없다. 이 때문에 약 100만명의 타지크 국민이 러시아에서 이주노동자로 일하고 있으며 이들이 보낸 송금액은 타지크 한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차지한다.

러시아인들은 타지크 이주노동자들이 값싼 임금으로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다고 보나 타지크인들은 오히려 러시아 극우세력의 범죄에 이주노동자들이 희생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갈등은 작년 모스크바 당국이 외국인 강력범죄의 주요국으로 타지크를 지목하자 타지크 이주노동자 조합이 한해 500여명의 타지크인이 러시아에서 피살된다고 맞서 양국 외교마찰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mtk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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