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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침통한 류중일 감독 "잇몸 야구 해야죠"

송고시간2015-10-2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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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잇몸 야구해야죠."

침통한 표정을 짓던 류중일(52)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목소리에 힘을 줬다.

삼성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은 주축 선수 세 명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빼기로 결정한 20일, 대구구장에서 만난 류 감독은 "구단에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나도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정말 괴로웠다"고 토로하며 "하지만 가장 힘든 건 (도박 혐의를 받는) 선수들이다"라고 말했다.

삼성 구단과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빠질 선수에 대해 함구했다. 그러나 이들 세 명은 삼성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주축 투수들로 알려졌다.

류 감독은 2011년 삼성 사령탑에 부임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뒀다.

올 시즌에도 정규시즌 1위에 올라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한국시리즈 5연패를 향해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 선수가 해외에서 거액의 도박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경찰이 내사에 돌입하면서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류 감독은 "선수 자신도 힘들고 옆에 있는 선수도 힘들고…"라며 "나도 도와줄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구단이 의혹을 받는 선수 세 명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류 감독은 '역대 가장 약한 전력'으로 한국시리즈를 치르게 됐다.

팀이 흔들려도 냉정을 잃지 않아야 하는 게 사령탑의 숙명이다.

류 감독은 "보도가 나온 순간부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코치와 매일 이야기를 나눴다"며 "위기일수록 빛을 발해야 강팀이지 않은가"라고 했다.

이어 "'내가 혹은 다른 사람이 없으면 안 된다'는 분위기는 팀을 약하게 한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잇몸 야구를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각오를 밝혔다.

류 감독은 몇 차례 씁쓸하게 웃었다. 현 상황이 그를 힘들게 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수장이 쓰러지면, 팀이 무너진다는 걸 잘 안다.

류 감독은 "결정이 났으니, 우리는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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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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