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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돌고래호 방향타 고장나 엔진 끈 상태서 파도 맞아 전복"(종합)

송고시간2015-11-0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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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 결함 없어…이상증상 보이자 선장이 엔진 끈 듯탑승자 21명 확인…명부 허위작성 선장 부인 관계기관에 통보

돌고래호 사고 발단이 된 방향타 지지대 파손 과정
돌고래호 사고 발단이 된 방향타 지지대 파손 과정

(제주=연합뉴스) 돌고래호 사고 원인을 수사하는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는 18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 전복사고는 스크루에 밧줄이 감기며 방향타가 고장 나서 선장이 엔진을 껐고, 이 상태에서 파도를 맞았기 때문에 난 것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그림은 돌고래호 스크루 축과 방향타 지지대 부근에 밧줄이 감기고, 축이 계속 회전하면서 발생한 장력에 의해 방향타 지지대가 파손된 과정. << 제주해경본부 제공>>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전지혜 기자 = 18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 전복사고의 원인은 밧줄이 감기며 방향타가 고장 나서 선장이 엔진을 껐고, 이로 인해 배의 속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와중에 파도를 맞았기 때문으로 잠정 마무리됐다.

돌고래호 사고 원인을 수사하는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는 9일 그동안의 감식·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이렇게 추정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사고 당시 돌고래호 선미 바닥 쪽에 있는 방향타 지지대(슈피스) 부분이 밧줄에 의해 떨어져 나가면서 방향을 조정하는 조타 기능이 고장 나자 선장 김모(46)씨가 엔진을 멈췄고, 배의 속도가 줄어든 상태에서 너울성 파도를 맞아 뒤집힌 것으로 파악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엔진 상태가 기록되는 전자제어모듈(ECM·Electronic Control Module)을 복원하는 등 선체를 감식한 결과 돌고래호 스크루 축(샤프트)과 방향타 지지대 부근에 밧줄이 감겼고, 축이 계속 회전하면서 발생한 장력에 의해 방향타 지지대가 파손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밧줄은 소형 선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돌고래호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밖에 선체 불법 증축은 없었으며 엔진 과부하로 인한 비상정지 등의 기계적 결함은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조타기능 상실 등 이상 증상을 파악한 선장이 엔진을 꺼서 속도가 줄어드는 와중에 파도를 맞아 뒤집힌 것으로 보인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돌고래호 출항 당시 추자도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지는 않았지만 동풍이 초속 12.4m로 불고 파고도 2.8m에 이르렀으며 비도 내리는 등 기상 상황이 나빴다.

게다가 돌고래호의 자동위치발신장치(V-PASS) 신호가 꺼진 하추자도 예초리 북쪽 해역은 조류가 강하고 불규칙한 와류가 생성되며 특히 동풍으로 인해 너울이 커지는 등 위험한 해역이다.

악천후에 엔진이 꺼져 배가 추진력을 잃으면 표류, 전복 등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한 생존자는 "해상 이동 중 잠들어 있었는데 배의 시동이 꺼지면서 선장이 밖으로 나가라고 했고 이후 배가 뒤집혔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상 기사 "돌고래호 방향타 고장나 엔진 끈 상태서 파도 맞아 전복"
"돌고래호 방향타 고장나 엔진 끈 상태서 파도 맞아 전복"

18명의 희생자를 낸 돌고래호 전복사고가의 원인은 방향타가 고장 나 엔진을 끈 상태에서 파도 맞아 전복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는 사고 당시 방향타가 밧줄에 감겨 고장나자 선장이 엔진을 멈춘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로 인해 파도를 맞아 뒤집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해경은 엔진이 이상이 없고 당시 기상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조류가 나빴던 점 등을 종합해 이같이 결론내렸습니다. 해경은 또 돌고래호 출항 당시 탑승 인원을 21명으로 확인했고 이 가운데 15명은 숨진채 발견됐고 3명은 여전히 실종상태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yjebo@yna.co.kr

선장 김씨는 선박 및 승선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선박을 운항해야 하는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음에도 기상 상황이나 해역의 특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운항해 업무상과실치사상, 업무상과실선박전복 혐의가 있지만 김씨가 사망해 공소권이 없다고 해경은 전했다.

또한 돌고래호가 추자도에서 출항할 당시 승선 인원은 애초 해경 발표대로 21명으로 확인됐다. 21명은 선장 김씨와 김씨가 모집한 낚시객 4명, 부산 낚시객 16명이다.

이 가운데 김씨를 포함한 15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3명은 무사히 구조됐으며 3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승선원 명부가 실제 탑승자와 일부 달랐던 것은 김씨의 아내 이모(42)씨가 일부 인적사항을 허위로 기재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선장 김씨와 부산 낚시객들이 버스로 이동하면서 작성한 14명(2명 미작성) 등 15명이 기록된 승선원 명부를 받아든 아내 이씨가 돌고래호의 최대승선 인원(22명)을 맞추기 위해 추가로 7명의 인적사항을 적었고, 이 가운데 4명의 인적사항은 허위로 작성했다.

해경은 승선원 명부에 대한 필적 감정과 관계인 진술 등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 낚시관리 및 육성법에 따라 해남군에 이런 사실을 통보했다.

이와 함께 돌고래호 탑승자들이 추자도에서 갯바위 낚시를 할 때 이용했던 낚시어선 선장 A씨에 대해서도 17명만 탄 것으로 승선원 명부를 허위로 작성하고서 승선 정원(19명)을 초과해 24명을 태운 사실을 밝혀내 제주시에 통보했다.

돌고래호는 지난 9월 5일 저녁 제주시 추자도 신양항에서 출항해 전남 해남 남성항으로 가다가 통신이 끊긴 뒤 6일 오전 6시 25분께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채 발견됐다.

해경은 돌고래호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선체에 대한 수중 감식을 벌인 데 이어 사고 나흘 만인 9월 9일 선체를 인양해 같은 달 17∼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선박안전기술공단·해난심판원·민간전문가 등과 합동감식을 벌였으며, 생존자·관련자 등도 조사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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