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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핵탄두 장착 수중 드론 개발 사실 확인

송고시간2015-11-1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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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주재 안보회의서 관련 문건 드러나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가운데 러시아가 비밀리에 핵탄두를 장착한 핵추진 무인 잠수함(수중 드론)을 개발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의 보수 성향 언론 매체 워싱턴프리비컨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흑해 연안도시 소치에서 주재한 방위산업 관련 안보 관계부처 회의 석상에서 어뢰 모양의 핵탄두 탑재 고속 수중 드론 개발 사실을 보여주는 문건이 국영 TV를 통해 방영됐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러시아의 한 군사 블로그(Russian Forces)가 처음 밝히고, 워싱턴프리비컨이 이를 보도한 이후 관심을 모은 핵탄두 적재 수중 드론 개발 사실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미 국방부는 이를 '카년'(Kanyon)으로, 러시아에서는 '스테이터스-6'(Status-6)로 각각 이름붙였다.

러시아, 핵탄두 장착 수중 드론 개발 사실 확인 - 2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럽 미사일 방어(MD)체제를 뚫을 신형 미사일 개발 의지를 강력하게 밝힌 와중에 드러난 이 수중 드론 개발 사실은 앞으로 군사 측면에서 여파가 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문건을 보면 이 수중 드론 개발 계획의 정식 명칭은 '다목적 대양 시스템- 스테이터스 -6'로 되어 있으며, 개발자는 러시아 해군이 운용 중인 거의 모든 잠수함을 개발·제작해온 TsKB MT 루빈 설계국으로 확인됐다.

또 이 수중 드론의 개발 목적은 "해안 지역에 위치한 적국의 주요 경제 요소들에 손상을 주고 장기간 군사·경제적으로 활동하는 데 적합하지 않도록 광범위한 방사능 오염 지역을 만들어 적의 영토에 치명적인 피해를 끼치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와 함께 이 수중 드론이 "자체 동력으로 추진되는 수중 기기"로 오스카 2급 핵잠수함과 미확인 잠수함을 통해 이동 발사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문건은 오스크 2급 핵잠수함이 네 척의 수중 드론을, 다른 미확인 잠수함은 3∼6척의 수중 드론을 각각 실어나를 수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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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잠수함은 지난 2012년과 지난해 건조된 최신형이다. 수중 드론의 잠항 심도는 1천m가량되고, 속도는 시속 104㎞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항속거리는 1만㎞가량 됐다. 이와 함께 원자로 모듈을 갖춘 핵추진 드론으로 지휘선, 지원선, 사로프급 재래식 잠수함, 구조함 등을 통해 지휘 통제가 가능하다.

러시아는 오는 2019년까지 시제품을 제작해 1∼2년간 시험 기간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미 해군 소식통은 "이 수중 드론이 고속에다 항속거리도 긴 것이 특징"이라며 이것이 실전 배치되면 미 해군의 골칫거리로 등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방부 출신인 핵무기 전문가 마크 슈나이더는 "수중 드론의 속도와 잠항 심도는 미 해군 잠수함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라며 "이런 특성을 가진 수중 드론은 요격도 쉽지 않고, 더구나 장기간 엄청난 양의 방사능을 광범위한 지역에 오염시켜 상대국의 경제를 마비시키려고 개발한다는 목적을 보면서 섬뜩했다"고 말했다.

한편, 개발 사실을 처음 게재한 군사 블로거 파벨 포드비그는 러시아가 이 수중 드론을 고의로 드러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문건 유출이 고의가 아닌 실수에 의한 것이라면서, 재발 방지에 주력하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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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 국방부 소식통은 이 수중 드론이 메가톤급 핵탄두를 장착해 해안도시 지역과 특히 조지아주 킹스 베이와 워싱턴주의 푸겟 사운드에 있는 미 해군 핵잠수함 기지와 을 초토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소식통은 수중 드론 개발 계획이 푸틴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핵전력 현대화계획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최근 러시아의 얀타르(Yantar)라는 이름을 가진 연구선 한 척이 미 동부 해안을 따라 항해하면서 수중 드론 지원용 정보 수집 등 수중정찰 활동을 하는 것을 발견하고 추적 중이라고 밝힌바 있다. 해군 장비 전문가 겸 작가인 노먼 폴마도 이 수중 드론은 옛 소련 시절 개발된 핵어뢰 T-15에 기반을 둔 것으로 수중 사거리가 24㎞인 혁신적인 무기라고 평가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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