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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통령 사면에도 '비만'으로 일찍 죽는 칠면조

송고시간2015-11-27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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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면조 사면 공식행사는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부터

영상 기사 미국 사면받은 칠면조…'비만'으로 일찍 죽는다
미국 사면받은 칠면조…'비만'으로 일찍 죽는다

[앵커] 미국 대통령은 매년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칠면조를 사면하는 행사를 갖는데요. 이렇게 추수감사절 식탁에 오르는 운명을 피한 칠면조들이 다른 칠면조보다 불과 몇달을 더 살뿐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비만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워싱턴 김범현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두고 미국 백악관에서 칠면조 사면식이 열렸습니다. 두딸과 함께 백악관 로즈가든에 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태어난지 18개월 된 칠면조 '정직'과 '에이브'를 사면했습니다. 두 칠면조는 추수감사절 식탁에 올라야 하는 운명을 피한 것입니다. <버락 오바마 / 미국 대통령> "미국은 두번째 기회가 주어지는 나라입니다. '에이브'(칠면조)는 남은 여생을 1천 에이커의 넓은 공간에서 편하게 살 두번째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이처럼 미국 대통령의 사면으로 오븐으로 향하는 운명을 피했지만 그렇다고 이런 칠면조들이 오래 사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의 공영방송 NPR 보도에 따르면 칠면조는 추수감사절 만찬을 위해 뼈와 장기가 버텨내지 못할 정도로 급속도로 살을 찌우도록 사육되므로 오래 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미국 대통령의 사면을 받은 칠면조는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리스버그에 위치한 '칠면조의 언덕'이라는 편안한 곳으로 보내지지만 지금까지 사면된 칠면조 중 살아있는 칠면조는 두 마리에 불과합니다. 2009년 그리고 지난해 사면된 용기와 치즈라는 이름의 칠면조로 다른 칠면조들은 '칠면조의 언덕'으로 보내진 뒤 불과 몇개월 더 살았을 뿐이라고 합니다. 즉 비만 때문에 단명하는 게 칠면조의 운명이라는 것입니다. 한편 지금과 같은 형태의 백악관 칠면조 사면식은 지난 1989년 아버지 부시, 즉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김범현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yjebo@yna.co.kr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특별 사면을 받은 칠면조 '정직'(Honest)과 '에이브'(The Abe)는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까?

정답은 '아니다'다. 농장을 떠나 통구이로 인간의 식탁에 오르는 여타 칠면조보다 몇 달을 더 살 뿐이다.

미국 공영방송 NPR가 26일 전한 '칠면조 사면 행사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보면, 사면된 칠면조는 인간의 입을 즐겁게 해주려고 급속도로 살을 찌우도록 사육된 탓에 뼈와 장기가 몸을 지탱하지 못할 정도로 손상돼 오래 살지 못한다.

사면받은 칠면조는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주 리스버그에 위치한 모븐 파크의 '칠면조 언덕'으로 보내진다. 이곳은 웨스트모어 데이비스 전 버지니아 주지사(재임기간 1918∼1922) 자택 안에 있는 역사적인 터키 농장이다.

그러나 역대 사면 칠면조 중 현재 '생존'한 것은 지난해 '치즈'와 2009년 '용기' 단 두 마리에 불과하다.

'치즈'의 짝이던 '맥'이 올여름 죽은 것을 보면 '용기'가 유례없이 장수하는 편이다.

1920년대 평균 약 6㎏이던 칠면조의 무게는 집단 사육이 보편화한 2013년 현재 두 배가 넘는 13㎏로 늘었다.

칠면조 사면은 칠면조 식육 판매 촉진에 앞장서는 이익단체 미국칠면조연맹이 주관하는 행사다. 단체의 건물도 백악관에서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미국칠면조연맹은 비밀경호국(SS) 요원 행세를 하는 가짜 경호 인력을 동원해 농장에서 공항까지 백악관 사면 칠면조를 호위하는 그럴싸한 '쇼'를 펼치는 데에도 아낌없이 돈을 쓴다.

대통령 사면 이벤트를 통해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 '미국민이 중시하는 명절에는 칠면조'라는 인식을 주겠다는 계산이 바탕에 깔렸다.

미국에서 가장 힘이 센 대통령에게 칠면조를 진상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고 판매에서 도움을 보려는 시도는 1873년부터 이뤄졌다.

로드 아일랜드 주에서 '가금류의 왕'이라는 애칭으로 통하던 호레이스 보스라는 칠면조 판매상은 추수감사절과 성탄절에 칠면조를 백악관에 진상했다.

칠면조를 사면한 최초의 대통령이 누구냐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최초의 사면 대통령은 해리 트루먼(재임 1945∼1953년)으로 알려졌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트루먼이 1947년 미국칠면조연맹으로부터 칠면조를 받아 최초로 사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루먼 대통령 기념 도서관 측은 1947년 트루먼이 칠면조를 사면했다는 어떠한 증거 자료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2003년 밝혔다. 트루먼은 진상 받은 칠면조가 가족 만찬 테이블에 올랐다고 언론에 말한 적도 있다.

그보다 훨씬 앞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은 아들의 요청에 따라 성탄절 선물로 받은 칠면조를 살려줬지만 지금과 같은 '사면식'을 치르거나 '사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칠면조 사면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1957년부터 백악관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사면'이라는 말은 안 썼지만, 칠면조를 방면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평가받는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아이들이 동물을 직접 만질 수 있는 동물원에 칠면조를 보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7년 '사면'이라는 말을 가장 먼저 썼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공식 사면 행사는 1989년 아버지 부시로 통하는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부터 시작됐다.

동물 애호단체는 비인도적으로 사육된 칠면조를 사면하는 행사야말로 미국에서 가장 멍청한 전통이라고 비판하지만, 미국칠면조연맹은 추수한 곡식과 한 해 수확물에 감사를 드리는 추수감사절이라는 원래 의미에 걸맞은 행사라고 맞섰다.

미 대통령 사면에도 '비만'으로 일찍 죽는 칠면조 - 2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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