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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기축통화> 中-美 경제패권 경쟁 뜨거워진다

송고시간2015-12-01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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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기사 위안화 기축통화로 부상…달러ㆍ유로화와 맞붙는다
위안화 기축통화로 부상…달러ㆍ유로화와 맞붙는다

[앵커] 중국 위안화의 기축통화 편입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데요, 머지않은 미래에 달러화와 위안화의 양강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하이 정주호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 달러화 중심의 세계 경제질서에 변화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해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둘러싼 신경전에서 미국의 공세를 꺾었던 중국이 이번에는 5년만의 재도전을 통해 위안화의 SDR 편입에 성공했습니다. 중국의 위안화 기축통화 편입은 위안화가 외환보유액 자산으로 인정되는 국제 준비통화로서의 지위를 확보했다는 뜻입니다. 무역결제나 금융거래에서도 자유롭게 사용되는 것입니다. 각국 중앙은행도 자국 통화를 사거나 해외 부채를 갚는데 쓰는 외환보유액 자산에 달러화나 유로화 외에 위안화라는 새로운 통화를 갖게 됐습니다. 중국으로선 자국 통화의 세계화로 이어질 수 있는 지렛대를 확보했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의 경제규모가 더 이상 외면하기 힘들 정도로 커졌다는 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중국은 2010년만 해도 GDP 규모가 일본과 비슷했지만, 2013년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섰습니다. 지금은 미국까지 맹추격하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위상은 급상승하면서 전세계적인 위안화 수요를 가져올 수 밖에 없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이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 비율만큼 위안화를 보유하기 때문입니다. 성장세도 주춤하고 주식시장도 불안정한 중국 경제에겐 천군만마인 셈입니다. 하지만 기축통화국이 된 중국이 성장둔화를 차단하기 위해 위안화를 마구 찍어내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도 예상됩니다. 최근 위안화의 약세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미국과 중국간 갈등을 촉발할 또다른 시한폭탄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중국도 이번 기축통화 편입을 계기로 금융시장 개혁 개방에 대한 새로운 압박을 받게 됩니다. 위안화가 SDR 바스켓에 편입되면 5년마다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중국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견제와 개선 요구가 거세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잦은 시장개입으로 논란을 빚어온 인민은행은 앞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수준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상하이에서 연합뉴스TV 정주호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yjeb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30일(현지시간) 중국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돼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확보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과 미국의 경제패권 다툼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의 주도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출범하고 미국이 이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되는 등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 '금융굴기'의 교두보이자 미국 달러화 중심체제가 흔들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위안화, 달러화 헤게모니에 도전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중국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비해 금융 부문에서 영향력이 미약했다. 이에 따라 금융대국으로 부상하고자 노력을 적지않게 기울여왔다.

중국은 IMF 내 지분을 늘리고 세계은행과 IMF,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금융기구 고위직 진출을 통해 영향력 확대를 시도했다.

지난 6월에 세계은행과 IM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는 별도로 AIIB를 주도적으로 출범시킨 것은 큰 성과로 여겨진다. AIIB는 육상과 해상의 실크로드를 통해 아시아 경제공동체를 만드는 '일대일로'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는 창구 역할이다.

미국은 AIIB를 자국 중심의 금융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 저지하려 했으나, 결국 영국과 한국을 포함한 우방이 무더기로 이 은행에 참여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미국은 이후 지난 10월 일본 등 아시아 태평양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TPP 협상을 타결해 세계 최대의 지역경제 공동체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은 TPP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는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위안화의 SDR 편입을 통한 국제화는 금융굴기를 위한 중국의 핵심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SDR은 현재 미국 달러화(41.9%), 유로화(37.4%), 영국 파운드화(11.3%), 일본 엔화(9.4%) 등 4개 통화로 이뤄져 있다.

위안화가 5번째 기축통화로 들어가면 중국은 자국 화폐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저변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각국이 보유한 위안화 자산이 외화보유액으로 인정받게 됨에 따라 국제 결제 수단과 준비 통화로서의 위안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는 이미 중국의 무역 규모 확대에 힘입어 엔화를 제치고 세계 4위의 결제통화로 올라섰다.

반면, 2차대전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세계의 중심 통화 자리에 오른 달러화의 힘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해온 미국은 상당히 불편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많은 나라가 외화 유동성 위기에 몰린 것을 계기로 달러화 중심의 기축통화체제에 대한 비판이 높아졌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로 인한 여파로 달러 패권주의에 대한 각국의 반감이 높아진 가운데 위안화가 달러화에 맞서는 기축통화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분간 달러 중심체제 유지 전망 많아

많은 전문가는 위안화의 기축통화 부상에도, 달러 중심의 통화 체제가 위협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중국이 경제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위안화의 SDR 편입을 추진했지만, 아직 시장에서 기축통화로 인정받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중국 외환시장은 아직 거래가 자유롭지 않은데다가, 역내-역외 환율 간 괴리가 있는 점 등은 개선 과제로 꼽힌다.

김기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위안화 SDR 편입에 대해 "상징적인 것 외에는 의미가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기축통화는 국제금융과 얽힌 외환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라면서 "제대로 된 기축통화가 되려면 자본시장이 개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러화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졌지만, 당분간은 지금의 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위안화와 유로화 등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과거에 미국이 영국과 힘을 겨루다가 2차대전을 거치면서 패권 교체를 이루기까지 50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위안화 기축통화> 中-美 경제패권 경쟁 뜨거워진다 - 2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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