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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올림픽 테러참상 43년만에 드러나…"인질 신체 일부 절단"

송고시간2015-12-0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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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된 이스라엘 선수단 유가족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끔찍"

1972년 뮌헨올림픽 테러범의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1972년 뮌헨올림픽 테러범의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홍성완 기자 = 스포츠 역사상 가장 끔찍한 테러의 하나로 꼽히는 1972년 뮌헨 올림픽 테러 공격범들의 잔혹성이 43년 만에 유가족의 입을 통해 처음으로 드러났다.

8명의 테러범들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분파 조직인 '검은 9월단' 소속으로 1972년 9월 5일 새벽 독일 뮌헨 올림픽 선수촌내 이스라엘 선수단 숙소를 급습했다.

20시간이 넘도록 계속된 테러 사건은 전세계를 충격에 빠트렸으며 인질 구출 작전 실패로 9명의 인질 전원이 숨지는 비극으로 종결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테러범들이 대치 과정에서 인질을 어떻게 다뤘는지 그동안 추측의 대상이었으나 유가족들은 희생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공개되지 않은 테러사건 보고서 내용을 밝히기로 결심했다면서 유가족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이스라엘 역도선수 유세프 로마노의 부인 일라나 로마노는 테러범들이 남편의 생식기를 잘랐으며 9명이 선수단원이 손이 묶인채 이 장면을 지켜보도록 했다고 말했다.

유가족 대표인 그녀의 언론 인터뷰는 내년초 개봉 예정인 뮌헨 올림픽 테러를 다룬 다큐 영화 '뮌헨 1972, 그리고 그후'(Munich 1972 & Beyond)와 관련해 이뤄졌다.

이스라엘 선수단 펜싱코치였던 스피처 안드레의 부인 안키에 스피처는 NYT와 가진 별도의 인터뷰에서 유가족들은 테러 사건이 발생한지 20년이 지난 1992년, 그때까지 테러사건 보고서가 없다고 부인해온 독일 당국이 수백 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유가족에게 공개해 비로소 테러 참상 전모를 알게됐다고 밝혔다.

보고서가 공개되던 날 로마노 부인은 사흘 뒤 딸이 결혼할 상황이었음에도 오랫동안 기다려온 보고서 열람을 결코 미룰수 없었다.

그녀는 테러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내가 더이상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로마노는 테러범들을 제압하려다 총에 맞았으며 범인들은 다른 인질들 앞에서 그의 생식기를 거세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인질들은 얻어맞아 뼈가 부러지는 등 심하게 다쳤으며 인질범들에 의해 인근 공항으로 끌려간 뒤 독일 당국의 구출 작전이 실패하면서 모두 숨졌다.

스피처 부인은 "테러범들은 어느 누구도 죽이려 한 것이 아니고 동료를 이스라엘 감옥으로부터 석방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는 거짓말이다. 그들은 사람을 죽이려고 범행했다"고 말했다.

뮌헨 올림픽 테러공격 이후 이스라엘 관리들의 주요 관심 대상은 테러범들의 공격을 가능하게 만든 독일 정부와 올림픽조직위 관계자들의 안보 허점과 실수였다.

그러나 유가족의 최우선 관심사는 늘상 희생자가 당한 고통에 대한 고려였으며 독일 당국이 보고서 공개를 허용한 것도 이러한 유가족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다.

스피처 부인은 1992년 테러사건 20주년을 맞아 독일 TV와의 인터뷰에서 사건 전모가 알려지지 않은데 대한 좌절감을 피력했고 이를 계기로 독일 정부 관계자가 그녀에게 80 페이지 분량의 경찰 보고서와 기타 문서를 보내왔다.

유가족들은 이를 근거로 독일 정부에 압력을 가했으며 결국 사진을 포함해 나머지 보고서를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테러 사건 전모를 알게 된 유가족들은 보안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독일 정부와 뮌헨시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공소시효 만료로 기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은 희생자 추모비 건립을 위한 노력을 계속했고 그 결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해 뮌헨시에 추모 시설 건립을 재정지원하기로 했다.

로마노 부인은 "테러 사건 사진을 본 순간 매우 고통스러웠다. 그때까지 나는 환하게 웃으면 두뺨의 보조개가 매력적인 젊은 남편을 기억했지만 사진을 본 이후 내가 아는 남편의 모든 것을 기억에서 지워버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NYT는 뮌헨 올림픽 테러의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너무 끔찍해 게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jami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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