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文 마이웨이에 탈당 기울까…요동치는 당내 상황 변수(종합)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8일 문재인 대표가 혁신 전당대회에 대해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공식 입장 없이 이틀째 칩거를 이어갔다.

안 전 대표측 내부에서는 문 대표의 '마이웨이'가 확고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만큼 이제는 결단을 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화되는 분위기이다.

반면 당장 탈당을 결행하기보다는 주변 상황과 타협의 여지를 좀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아 안 전 대표의 고민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안 전 대표측은 이날 문 대표의 관훈토론회 이후 문 대표에 대한 일말의 기대마저 접었다며 격앙된 분위기였다.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는 진심으로 당을 위한 마지막 고언을 했는데 문 대표는 하루도 고심하지 않은 것 같다"며 "안 전 대표를 협력 대상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안 전 대표도 대표 시절 제대로 혁신을 하지 못했다는 문 대표의 언급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지방선거 등 두 번의 선거를 치렀다. 혁신할 시간도 없었다"며 "안 전 대표는 선거 결과까지 책임졌는데 이제 와서 그렇게 말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의 과거 대선캠프 실·팀장급 인사들이 모인 긴급 정무회의에서도 탈당 불사론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내부 혁신투쟁 강화 또는 백의종군 등 방안에 대해 "누구 시나리오인지 모르겠으나 우리 쪽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이제는 탈당이 아니면 (대책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의 부패척결안 등 혁신안을 수용하겠다면서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을 재심 청구하겠다는 것을 보라"며 "조삼모사가 아니면 무엇인가. 믿을래야 믿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이번 문 대표의 입장 발표를 계기로 예정보다 칩거를 일찍 끝내고 오는 9, 10일 중 탈당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을 파국으로 내몰 수 있는 탈당을 결행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특히 비주류가 문 대표 사퇴에 화력을 집중하는가하면 중진 그룹이 재차 중재에 나서는 등 당내 상황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안 전 대표가 굳이 서둘러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 전 대표측에서는 "문 대표가 오늘 이야기했다고 안 전 대표가 꼭 내일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극적인 타협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도 있다.

문 대표가 혁신전대에 대한 거부 입장이 확고하지만 협력의 문은 열어둔 만큼 새로운 협력 방안을 제안함으로써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협상 가능성과 관련, "오로지 문 대표의 이야기로 판단하겠다"고 말했고, 다른 측근은 "문 대표가 책임있는 경로로 협상을 제안하면 못 만날 이유는 없지 않나"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안 전 대표는 이틀째 꼭꼭 몸을 숨긴 채 칩거를 이어갔다.

안 전 대표는 칩거 첫날인 전날 부산에서 개인 일정을 마친 뒤 이날은 서울로 돌아와 시내 모처에 머물렀지만 그 사이 구체적인 동선과 일정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는 안 전 대표가 전날 바로 서울로 돌아왔다는 설과 함께, 전날 부산을 떠나 여수의 처가에서 1박을 한 뒤 서울로 돌아왔다는 설 등이 분분했다.

안 전 대표측은 "안 전 대표가 혼자서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 당분간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 점을 양해해달라"며 "조만간 생각이 정리되는 대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jos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5/12/08 21:5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