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경찰 '한상균 퇴거' 최후통첩에 민노총 '총파업' 대응(종합)

송고시간2015-12-08 23:04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조계종 "거취 조속 결정 희망", 警 "9일 오후 4시까지 안나오면 공권력 투입"민노총 "한 위원장 자진출두 않을 것…조계사에 조합원 집결"

조계사 앞 증원된 경찰들
조계사 앞 증원된 경찰들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 쾌유와 국가폭력규탄 범국민 대책위' 소속 회원과 농민들이 8일 오후 서울 견지동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노동개악 중단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체포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자 경찰 근무자들이 증원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박상현 권영전 기자 = 경찰이 8일 종로구 조계사에 23일째 피신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9일 오후 4시까지 자진출석하지 않으면 조계사에 들어가 체포하겠다"는 '최후통첩'을 했다.

이에 민노총은 "조합원들을 조계사에 집결시키고 경찰이 위원장 검거에 나서는 즉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따라 2002년 파업 중이던 발전노조 조합원들을 체포하려고 경찰이 진입한 이후 13년 만에 경찰 투입을 앞둔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 조계사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화쟁위 회견하는 도법스님
화쟁위 회견하는 도법스님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이 8일 오후 서울 견지동 종로구 조계사에서 이날 화쟁위 회의 후 피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거취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불법·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경찰의 체포 대상이 된 한 위원장이 스스로 약속한 자진퇴거 시한인 6일을 이틀이나 넘긴 채 '은신 장기화'에 들어가자 경찰 수뇌부가 직접 나서 한 위원장의 자진퇴거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조계사를 직접 방문해 "경찰은 한상균의 도피 행위를 더는 좌시할 수 없다"며 자진퇴거를 요청하고서 "그렇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법적 절차에 따라 영장집행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신명 경찰청장도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9일 오후 4시까지 시한을 설정하면서 이때까지 한 위원장이 자진출석하지 않으면 공권력을 투입해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조계종 측이 반대하더라도 법 집행에 나서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취했고, 민노총이 조직적 방해에 나서면 그들에 대해서도 공무집행방해 및 범인도피 혐의로 엄정하게 처벌하겠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한 위원장과 대화를 이어온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스님도 한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도법스님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야당이 연내 노동관련법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당론을 밝혔다"며 "야당의 약속, 국민을 믿고 자신의 거취를 조속히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법 연내 개정 반대가 야당 공식 당론으로 정해지면 자진 출두하겠다고 밝힌 것을 염두에 두고 한 위원장에게 이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한 것이다.

입장 밝히는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
입장 밝히는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 피신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를 찾은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조계사 대웅전에서 절한 뒤 일주문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계종 측은 이와 함께 한 위원장과 정부 간의 중재자 역할을 9일 오후 5시부터 중단키로 한 위원장 측과 합의했다는 사실도 알렸다.

하지만 조계종과 경찰의 압박에도 한 위원장과 민노총은 '버티기'로 일관해 충돌을 예고했다.

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한 위원장이 자진출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9일 오후 4시께 수도권 조합원들을 조계사 인근으로 결집시키고, 경찰이 위원장에 대한 체포에 나서는 즉시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조계사 주변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경내도 온종일 어수선했다.

일반 신도로 구성된 '회화나무 합창단' 소속 단원 100여명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한 위원장을 끌어내겠다"며 그가 은신 중인 조계사 관음전 건물로 몰려갔지만 철문이 잠겨 있자 강하게 항의한 후 돌아갔다.

조계사 신도들 '한상균 끌어내기' 시도…문 잠겨 실패
조계사 신도들 '한상균 끌어내기' 시도…문 잠겨 실패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조계사 신도들이 8일 오후 서울 견지동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에서 이곳에 피신해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끌어내기 위해 1층에 모여 있는 모습이 관음전 유리창에 비치고 있다.

9일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문화예술계 원로모임, 교수학술계 대표단이 조계사에 찾아와 기자회견을 하거나 조계종 측과 면담할 예정이다.

한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조계사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전날에는 "사찰은 나를 철저히 고립·유폐시키고 있다", "이천만 노동자 권리를 지키는 것이 부처님께 올리는 가장 큰 보시일진대 요즘을 권력의 눈칫밥을 드신다"라고 하는 등 조계종과 조계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이날은 "불편을 온전히 감내해야 하는 조계사의 스님, 신도들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태도를 바꾸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5개 중대 약 480명의 경찰관을 배치해 모든 출입구를 막고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경찰은 2002년 3월 조계사에서 농성을 벌이던 발전노조원 150명을 체포하려고 조계사에 진입한 적이 있다. 조합원 50여명이 당시 법회가 진행 중이던 대웅전 안으로 피신하자 경찰관들이 따라 들어가 노조원 5명가량을 연행해 법회가 중단되는 소동이 일었다. 당시 신도들이 크게 반발해 서울경찰청장이 사과한 바 있다.

min22@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