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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슬림 입국금지' 일파만파…백악관 퇴출총대-각국 비난(종합)

송고시간2015-12-09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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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영국·프랑스 일제히 성토…'트럼프 대세론'에 타격줄지 초미 관심'딜레마'빠진 공화, 트럼프 제동 걸면서도 백악관 개입엔 불만…논란예고

영상 기사 백악관 "무슬림 입국금지 발언 트럼프 대통령 자격없다"
백악관 "무슬림 입국금지 발언 트럼프 대통령 자격없다"

미국 백악관은 '모든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발언을 한 2016년 대선 공화당 경선의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를 정조준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현지시간 8일 가진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선거운동이 쓰레기통에나 들어갈 저질이며 그의 발언도 모욕적 언사와 독설들"이라며 "다른 공화당 주자들은 트럼프가 만약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이를 거부할 것을 당장 선언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백악관이 공화당 특정 후보를 겨냥해 대선 레이스 '퇴출'을 주장한 것은 처음으로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추가적 도발을 야기하는 등 자칫 자국의 안보를 위협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yjeb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모든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발언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 주자와 공화당 지도부, 백악관은 물론이고 유엔과 영국, 프랑스 등 세계 주요국까지 외교적 결례를 무릅쓰고 트럼프를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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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백악관이 '트럼프 낙마'의 선봉을 자처하는 형국이어서 자칫 대선 국면에서 공화당과의 갈등이 첨예화되는 등 또 다른 논란이 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딜레마'에 빠진 공화당이 트럼프와 거리를 두면서도 백악관의 노골적 개입에는 반발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에 대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단언하면서 "트럼프의 선거운동은 쓰레기통에나 들어갈 저질이며 그의 발언도 모욕적 언사와 독설들이다. 다른 공화당 주자들은 트럼프가 만약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이를 거부할 것을 당장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트럼프의 발언이 무슬림 공동체를 자극해 자칫 극단주의자들의 추가 도발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백악관이 특정 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사실상 '퇴출'을 주장한 것은 처음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오바마 정부 각료들도 일제히 "건설적이지 않다"(존 케리 국무장관), "무슬림 사회와의 연대를 저해함으로써 국가안보를 위한 우리의 노력에 반한다"(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며 트럼프를 성토했다.

멕시코계 이민자 성폭행범 비유 등 트럼프의 각종 논란성 막말에도, 그동안 입장 표명을 자제해 온 공화당 지도부도 트럼프의 막말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이날 비공개 의원모임에서 트럼프의 발언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와 미국 태생 또는 귀화 여부에 관계 없이 시민권의 적법한 절차를 보장하는 제14조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이런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게 아니다. 당으로서도 그렇고 국가로서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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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라이언 의장이 직접 나선 것은 트럼프의 발언이 당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면서 자칫 대선 본선을 망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졸리(공화·플로리다) 하원의원은 아예 "트럼프가 이제는 경선을 그만둘 때"라며 그의 경선 포기를 압박했다.

조지 W 부시 공화당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도 보수성향 라디오 프로그램 '휴 휴잇' 인터뷰에서 "'더 이상 무슬림을 받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생각은 우리가 추구하고 믿는 모든 것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라 밖에서는 먼저 유엔난민기구(UNHCR)의 멜리사 플레밍 UNHCR 대변인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대선 유세 중 나온 (트럼프의) 발언이 가장 취약하고 전쟁의 희생자인 난민들의 미국 재정착 프로그램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트럼프의 발언은 분열적이고 완전히 틀린 것이다. 그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트위터에 "트럼프가 다른 누군가들처럼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 우리의 유일한 적은 급진 이슬람뿐"이라고 지적했다.

AP 통신은 이날 트럼프에 대한 전 세계 무슬림들의 격한 반응을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킹사우디대학의 컴퓨터 공학 교수인 아지자 유세프는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일갈했고,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아심 살만(47)은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벌주고 그에게 반대투표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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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카이로에 거주하는 아무르 알리(30·약사)는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그 발상 자체만으로도 모욕적"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전날 성명에서 "미국은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는 지하드(이슬람 성전) 신봉자들의 참혹한 공격의 희생자가 될 수 없다"면서 미국 의회가 테러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때까지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적으로 완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는 그간의 무슬림 데이터베이스(DB)화, 모스크(이슬람 사원) 폐쇄 발언을 몇 배 능가하는 가장 극단적 발언이다.

정치권에선 트럼프의 이번 발언의 그의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가 그동안 숱하게 인종차별적인 막말을 쏟아내 왔음에도 그의 지지율이 하락하기는커녕 계속 상승해 온 만큼 앞으로도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이번에는 발언의 수준이 도를 한참 넘은데다가 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유엔까지 나서 비판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지지율 하락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상반된 관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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