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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슬림 입국금지' 막말에 중동 부호들 분노…사업 단절

송고시간2015-12-0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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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에 중동의 부호들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중동지역 기업들은 사업관계 단절을 천명하고 나서 이번 발언이 트럼프의 중동지역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부를 둔 랜드마크 그룹의 실내장식품 브랜드인 라이프스타일은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을 한 트럼프 회사 제품을 취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영국 일간 인티펜던트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이프스타일의 최고경영자(CEO)인 사친 문드와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미국 언론에 보도된 대통령 후보의 최근 발언과 관련해 트럼프 홈이 생산한 실내장식품 판매를 전면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 대변인실 관계자들은 이번 발언이 실내장식품 이외에 다른 사업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두바이의 사업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칼라프 알-합투르는 영국 파이낸설타임스(FT)에 "우리나라에서 이런 발언은 용납되지 않는다. 우리의 종교에 대한 그럼 모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의 브랜드는 자산이 아니라 신뢰성에 근간을 두고 있다. 이번 발언은 큰 실수"라며 트럼프와 거리를 두려는 사업가가 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는 터키와 아제르바이잔 등 이슬람 국가의 부동산 개발 사업에 자신의 브랜드를 빌려주고 연간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선관위 제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는 터키 재벌기업 오르타도구의 이스탄불 부동산 개발에 트럼프 타워 브랜드를 빌려주고 연간 100만달러∼500만달러를 받는다.

또 그는 아제르바이잔 과두제 집권자인 안나르 맘마도프가 소유한 바쿠의 부동산에도 트럼프 호텔과 타워 브랜드를 임대하는 대가로 지난해 250만달러를 벌었다.

지주회사인 트럼프 재단은 두바이에서 현지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 업체인 다막과 2건의 골프장 및 부동산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뿐 아니라 지주사인 트럼프 재단의 부사장으로 일하는 장녀 이반카 트럼프(33)도 최근 두바이, 아부다비,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다양한 사업기회를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은 그의 반(反) 무슬림 정서를 신경 쓰면서도 트럼프의 발언이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다막의 니알 맥러플린 수석부사장은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골프장 운영사인 트럼프재단과 협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며 "따라서 우리는 트럼프의 개인적인 혹은 정치적인 의제는 물론 미국 내부 정치 논쟁에 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막말'로 사업을 망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에는 멕시코계 이민자를 성폭행범에 비유하는 발언으로 미국 최대 스페인어 방송사인 유니비전과 갈등을 겪었다.

당시 유니비전은 트럼프가 소유한 미스유니버스 조직위원회와 관계를 단절하고, 위원회가 관여하는 미스USA 대회 중계도 거부했다.

트럼프는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는 지하드(이슬람 성전) 신봉자들의 참혹한 공격의 희생자가 될 수 없다"면서 미국 의회가 테러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때까지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무슬림 입국금지' 막말에 중동 부호들 분노…사업 단절 - 2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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