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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난민 쿠르디 아빠의 성탄메시지 "조금만 연민 보여주세요"

송고시간2015-12-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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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들에게 국경 열어달라" 호소…어린이 5명 등 난민 또 지중해서 익사

EU본부에 등장한 아일란 쿠르디
EU본부에 등장한 아일란 쿠르디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익사한 채로 해변에서 발견돼 난민 위기의 상징이 된 세 살배기 시리아 꼬마 아일란 쿠르디의 아버지가 성탄절을 맞아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 국경을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23일(현지시간) AFP 등에 따르면 아일란의 아버지 압둘라 쿠르디는 크리스마스 당일에 영국 채널4를 통해 방영될 영상에서 "내 메시지는 전 세계가 시리아인들에게 문을 열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의 면전에서 문들 닫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며 "문이 열려 있다면 그들(난민들)은 더는 굴욕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쟁을 피해 가족을 데리고 고향인 시리아 코바니를 떠나 유럽으로 향했던 압둘라 쿠르디는 에게해에서 배가 전복되는 사고로 아내와 3, 4살 난 아들들을 모두 잃었다.

그중에서도 아일란이 잠든 듯이 엎드린 모습의 사진은 세계인들을 울리면서 난민 위기의 상징이 됐고,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경각심이 세계적으로 커졌다.

아빠 쿠르디의 이런 메시지는 올해 유럽연합(EU)으로 건너간 난민과 이민자 수가 사상 처음 1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나왔다.

이들 대부분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로 가는 경로를 택했고 그러다가 올해만 3천692명이 바다에서 숨지거나 실종됐다.

이제는 이라크 에르빌에 사는 압둘라 쿠르디는 "이맘때 여러분이 평화와 안전을 바라는 아빠들, 엄마들, 아이들의 고통을 생각해줬으면 한다"며 "우리는 아주 약간의 동정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전세계인을 울린 쿠르디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제2, 제3의 쿠르디'는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성탄절을 이틀 앞둔 23일 새벽에도 난민들을 태운 배가 그리스 작은 섬 파르마코니시 앞바다에서 좌초돼 어린이 5명을 포함한 난민 10명이 익사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함께 배에 타고 있던 13명은 구조됐지만, 2명은 실종됐다.

'에게해의 비극'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올해 유럽으로 향한 난민 100만명 가운데 절반은 전쟁의 공포를 피해 탈출한 시리아인이다. 시리아 사태가 수습되지 않는 한 난민 탈출 행렬을 멈출 근본적인 해법은 없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9월 30일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러시아가 11월까지 불과 두어 달 동안 수행한 6차례 공습으로만 시리아 민간인 200명이 사망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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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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