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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과 '메리크리스마스'…성탄전야 곳곳 북적

송고시간2015-12-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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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대로 등 도심 주요도로 정체…퇴근길 지하철도 혼잡"아쉽지만…" 성탄절 연휴에 일터 지키는 근로자들도

명동성당 인파
명동성당 인파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을 찾은 시민들이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성탄 전야인 24일 저녁,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려는 시민들로 명동과 강남 등 서울 도심 곳곳이 붐볐다.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도 두툼한 외투와 목도리, 모자, 장갑으로 '무장'하고 크리스마스 이브를 만끽했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서울 기온은 2도 안팎이었지만 체감온도는 -0.6도였다.

특히 미세먼지로 인한 스모그가 심한 탓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온 시민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 성탄 분위기 느끼러 '거리로 거리로'

서울 명동의 가로수는 온통 노란색 전구로 장식됐고 거리에 늘어선 노점상들도 산타와 트리로 점포를 한껏 치장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났지만, 크게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거리에는 구세군의 '불우이웃을 돕자'는 구호와 함께 종소리가 울려 퍼졌고, 구호단체 관계자들이 산타복을 입고 걸어 다니며 시민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외치기도 했다.

추위로 어깨를 움츠린 시민들의 표정은 설렘이 가득했고, 손에는 저마다 가족과 친지에게 줄 선물이 담긴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명동 식당과 인근 호텔 식당에는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길거리에 있는 포장마차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직장인 최진헌(32)씨는 "최근 몇 년 간 성탄절 분위기가 예전만 하지 못한 것 같다"며 "분위기가 안 난다고 그냥 성탄절을 보낼 수 없기에 여자친구의 손을 잡고 인파 속에 몸을 맡기며 연말을 즐기겠다"고 말했다.

명동 성당에도 가족, 연인, 친구의 손을 잡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성탄 전야 미사는 자정께 열리지만, 성당을 한 바퀴 거닐면서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소망을 빌었다.

성당 앞에 설치된 예수탄생 장면을 재현한 조형물 앞에 삼삼오오 모여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았다.

조모(34·여)씨는 "원래 성당에 자주 나가지는 않는데 특별히 성탄절인 만큼 딸과 함께 나왔다"며 "온 가족이 성당에 모두 모이기로 했는데 함께 성탄 분위기를 만끽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6시께 영등포역지하쇼핑센터는 미세먼지를 피해 실내로 향한 인파로 북적였다.

상점 스피커에서는 캐럴이 울려 퍼졌고, 매대에는 오색 전구와 트리가 장식돼 성탄 분위기가 물씬 났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앞에는 높이 10m짜리 대형 트리가 설치됐다. 트리에는 은은한 푸른색 LED 등이 둘러져 빛나는 은하수를 연상케 했다. 젊은 연인들은 트리 앞에서 '셀카'를 찍기도 했다.

연인 사이인 김성진(22)씨와 정인희(22·여)씨는 "사람이 붐비는 저녁 시간을 피하려고 일찍 만나 데이트를 했다"며 "이브지만 색다르게 보내자는 의미로 감자탕을 먹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을 먹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주요지역 백화점과 음식점은 대부분 만석이었고, 미리 예약을 못 한 사람들은 식사할 장소를 찾아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회사원 정모(29·여)씨는 "남자친구가 요즘 회사일로 너무 바빠 식당 예약을 미처 못했다"며 "먼저 퇴근해서 식당을 물색 중인데 강북지역 호텔 식당은 대부분 예약이 마감돼 어디서 밥을 먹어야 할지 고민"이라고 울상지었다.

선물을 장만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백화점도 대목이었다.

여자친구 선물을 사러 용산의 한 백화점에 들렀다는 직장인 이모(28)씨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급하게 선물을 사는 사람들로 쥬얼리와 화장품 매장이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고 전했다.

◇ 사흘 연휴 시작…서울 주요 도로 "막힌다 막혀"

이날 퇴근시간이 되자 서울 주요 간선도로에는 차량이 일제히 몰리면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명동 크리스마스 인파
명동 크리스마스 인파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택시기사 김모(56)씨는 "어디로 우회를 하든 모든 도로가 차량으로 가득 막혀 있어 오늘 택시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는 양방향 정체가 절정에 달했다. 경부고속도로 양방향과 동부간선도로 의정부 방면도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다.

시내 도로 중에서는 강북 지역보다는 테헤란로와 강남대로, 봉은사로, 영동대로 등 강남 주변 도로가 크게 막히는 모습이었다.

회사원 류모(27·여)씨는 "가족과 영등포에서 식사하기로 했는데 영동고속도로 동수원 톨게이트입구에서 인천방향으로 500m 이동하는데 30분이 걸렸다"며 "아무리 막혀도 이럴 줄은 몰랐는데 차를 버리고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사흘 연휴가 시작돼 도로 정체도 평상시보다 훨씬 일찍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교통정체를 피하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지하철 역은 아침 출근길 러시아워를 방불케 했다.

직장인 최모(29)씨는 "신림역으로 가기 위해 사당역에서 2호선을 갈아탔는데 그때부터 내릴 때까지 계속 사람이 내리지는 않고 타기만 해 가득 차 있는 전동차 안에서 정자세로 서 있었다"고 말했다.

지하철 안에는 손에 케이크를 든 사람들이 곳곳에 보였다. 성탄절 기분을 내려 산 케이크가 승객들 틈에 끼어 혹시라도 눌릴까 케이크 상자를 머리 위에 얹고 가는 승객도 있었다.

꽃다발을 든 연인들은 사람들로 가득 찬 지하철 안에서 꽃을 사수하기 위해 가슴에 꽃을 꼭 품고 있기도 했다.

◇ 즐거운 성탄에 아쉬운 근무…"보람도 커"

가족·연인끼리 보내는 즐거운 휴일 크리스마스이지만 이날도 쉬지 못하고 일을 계속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코레일 소속 서상우 KTX 기장은 크리스마스 이브와 성탄절 당일 용산역과 광주송정역을 오가는 매일매일의 '장정'을 계속해야 한다.

24일 오후 7시 용산역을 출발해 광주송정역에 갔다가 이튿날 오전에 광주송정역을 출발해 용산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서 기장은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케이크를 들고 집에 가거나 외식하는 다른 사람들이 부럽고 가족들에게 미안했다"며 "그러나 요즘은 가족들도 나를 이해해주고 내가 운행하는 열차를 타고 내리는 승객의 환한 표정을 볼 때 뿌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열차를 운행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직장인 백영민(31)씨도 크리스마스 당일 당직 근무를 서게 됐다.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꼬박 12시간 근무다.

백씨는 "개인 사정으로 당직을 바꾸다 보니 결국 크리스마스에 근무를 하게 됐다"며 "가족·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아쉽지만 그래도 기왕 근무하는 만큼 열심히 일하고 퇴근 후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같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8)씨는 연말 휴가를 위해 성탄절 당일을 희생한 경우다.

김씨는 "토요일부터 다음주까지 내내 휴가라 다음 주 할 일을 미리 정리하고자 성탄절에 출근한다"며 "회사에 일이 많아 다음주 휴가가 눈치 보이지만 내일 최대한 일을 마무리하고 홀가분하게 휴가를 떠날 계획"이라고 털어놓았다.

대학교 강사 송모(32·여)씨는 크리스마스에도 쉬지 못하고 기말고사 시험을 채점하느라 하루를 보내게 됐다.

송씨는 "요즘 학생들은 성적에 예민한 친구들이 많은 데다 학점당 비율이 정해져 있는 상대평가라 채점에 아무래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며 "크리스마스에도 잠시 미사를 다녀온 뒤로는 쉬지 못하고 채점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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