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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거물급 '교통사고死' 한두번 아니다…김용순이 대표적

송고 2015년12월30일 09시19분

'파티후 음주운전' 탓 추정…교통사고 위장살해·권력암투설도

故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故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의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29일 교통사고로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간 북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거물급 인사들의 면면에 새삼 시선이 쏠린다.

북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대표적 인사는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와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리철봉 강원도당 책임비서 등이다.

김 전 비서는 69세이던 2003년 6월 16일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다가 같은 해 10월 26일 사망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했던 김 전 비서는 김정일의 황북 봉산군 은정리 염소종축장 시찰을 수행했다가 복귀 중 교통사고를 당해 뇌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비서는 2000년 남북 정상회담에 앞선 환담 자리에서도 다른 간부들을 제치고 '헤드테이블'에 앉을 정도로 김정일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인물이다.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정일은 2008년 한 사석에서 김 전 비서가 "사망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한몫 단단히 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2008년 11월 전하기도 했다.

리제강 부부장도 2010년 6월 2일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80세로 '후계자'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그의 사인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정일은 3남 김정은의 후계자 내정을 결심한 직후 리 부부장에게 당 조직지도부의 후속작업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리철봉 강원도당 책임비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리철봉 강원도당 책임비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겸 강원도당 책임비서였던 리철봉도 2009년 12월 25일 교통사고로 숨졌다. 그는 정무원 사회안전부 부장에 이어 도시경영부 부장, 내각 철도성 정치국장을 거친 후 2006년 10월 강원도 당위원회 책임비서에 올랐던 사람이다.

2013년 처형된 장성택도 2006년 9월 교통사고를 당했던 적이 있다. 대표적인 `장성택 사람'으로 꼽혔던 박명철 전 내각 체육상 역시 2003년말 교통사고를 당했으나 아직 건재하다.

북한 거물급 인사들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은 북한 특유의 파티문화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북한 거물급 '교통사고 사망' 한두번 아냐…관측 무성
북한 거물급 '교통사고 사망' 한두번 아냐…관측 무성

[앵커] 북한의 대남정책을 관장하는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의 갑작스런 죽음을 두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교통사고라고 밝혔는데, 과거에도 거물급 인사의 교통사고 사망이 적지않았다고 합니다. 차지연 기자입니다. [기자] 조선중앙통신이 밝힌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의 사인은 교통사고. 북한은 사망한 시각만 밝혔을 뿐 어디서 사고를 당해 어떻게 숨졌는 지 등 구체적인 정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정은 정권의 실세가 이렇게 하루아침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점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어 보입니다. 이전에도 김용순 전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가 교통사고를 당한 뒤 입원 치료를 받다 2003년 10월 사망했고,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알려진 리제강 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2010년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바 있습니다.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양건 비서의 경우 교통사고를 위장한 권력에서의 이탈, 이 부분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 당국자는 "북한 내 추모 분위기를 고려할 때 위장 교통사고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양건이 평소 온화한 성품을 지녔던데다가, 각종 이권에 특별히 개입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북한 고위층의 잇따른 교통사고를 두고 특유의 파티문화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제한된 인원과 차량만 오갈 수 있기에 고위층들은 직접 차량을 모는 경우가 많은데, 도로와 신호 체계가 부실하다 보니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연합뉴스TV 차지연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yjebo@yna.co.kr

비밀리에 치러지는 북한 고위층의 파티에는 제한된 인원과 등록된 차량만 드나들도록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고위층들은 운전기사를 대동하지 않은 채 직접 운전해 파티장으로 간다고 한다.

따라서 파티 후 귀가 때는 만취 상태에서 직접 운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교통사고는 항상 잠재돼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도로 사정과 교통신호 체계가 부실한 북한에서 음주 운전은 치명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탈북자들은 전하고 있다.

김양건에 대해서도 일각에선 교통사고를 가장한 살해됐을 가능성이나 권력암투의 희생물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군부나 정적 등이 사고를 위장해 계획적인 제거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북한내 추모 분위기를 고려할 때 교통사고는 위장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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