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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자루쥔 中시진핑…對北 원유·식량·금융제재 수위가 '관건'

송고시간2016-01-0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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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등 국제사회제재와 중국 독자제재 등 '선택지'는 무궁무진"한반도 평화안정" 기조는 부동…'초강경 제재'는 반대할 듯NYT "美, 교역·금융거래 차단 등 안보리결의안 초안 마련중"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북한 핵실험 강력히 반대한다" 공식 비판성명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북한 핵실험 강력히 반대한다" 공식 비판성명

<<EPA=연합뉴스>>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국제사회가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제재를 서두르는 가운데 중국의 제재 수위에 시선이 집중된다.

시진핑(習近平) 체제 들어 3, 4차 북한 핵실험이 진행된 만큼 북한과 혈맹이던 중국으로서도 어떤 식으로든 제재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제재 수위에 따라 대북 제재의 '약발'이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미국 주도 제재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적절한 제재' 기조를 유지하면서 '초강경 제재', '압박 위주 제재'에는 반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중국 제재의사는 확실…공개적 분노 표출

북한의 각종 도발 행위에도 "각국의 냉정과 절제"를 호소하며 '가장 가까운 이웃'을 감싸온 중국은 이번에는 그런 '배려'를 보여주지 않았다.

중국이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핵실험 계획을 사전 통보받지 못했다는 점과 북한대사를 불러들일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핵실험 당일인 6일과 7일 "중국은 사전에 아무것도 알고 있지 못했다"고 거듭확인한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은 중국지도부가 이번 핵실험으로 받은 충격을 숨길 의사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국제사회의 이목은 분노한 중국이 어떤 수위의 대응 조치를 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국제사회는 오랫동안 중국을 '대북제재의 구멍'으로 인식해왔다. 북한의 동맹국으로서 실질적인 '칼자루'를 쥔 중국이 유엔의 각종 결의안을 소극적으로 이행해 제재 프로세스가 헛돌았다는 불만이다.

하지만 현상황에서는 중국으로서도 어느 정도 국제사회와 보조를 같이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국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장롄구이(張璉괴<玉+鬼>) 교수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안보리 결의는 분명히 (3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나온) 안보리 결의 2094호보다 더욱 강력할 것"이라며 "중국은 정치적 제재든 경제적 제재든 동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선택지…중국 의존도 절대적인 원유·식량공급 축소·금수 등

중국은 북한의 전체 대외무역에서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북한 정권의 생존과 직결되는 원유와 식량을 대량으로 공급한다. 북한은 거의 원유 전량을 중국에 의존한다.

北 핵실험으로 썰렁한 북중 민간무역거점 단둥 호시무역구

北 핵실험으로 썰렁한 북중 민간무역거점 단둥 호시무역구

중국은 정상적인 무역 거래 방식과 원조 방식으로 북한에 매해 100만t 가량의 원유를 공급하고 이 중 50만t은 무역통계에 안 잡히는 원조형태로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역 거래를 통한 공급량도 근년들어서는 공식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북한의 식량 부족분의 상당 부분도 중국에 의존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이 2013년 한 해 중국에서 수입한 밀가루, 쌀, 옥수수 등의 곡물은 모두 29만 8천257t이다.

다만, 북한의 식량부족분은 2011년 108만6천t에서 2012년 73만t, 2013년 50만7천t, 2014년 34만100t으로 감소세다.

중국은 이미 국제사회의 새로운 대북제재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상황이다.

미국 등 유엔 안보리 이사국은 대북 제재 결의안에 북한 선박의 입항 금지와 원유 공급 중단, 금융 제재 등의 내용을 포함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 2명을 인용, 미국 정부가 북한 선박의 전세계 항구 입항허가를 부분적으로 막아 북한의 교역을 끊는 조치와 금융제재 등을 담은 유엔안보리 대북결의안 초안을 기안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과거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의 모든 기업이나 금융기관에도 제재를 가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수준의 강력한 금융 제재도 검토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5년 미국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자금이 예치된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대해 이 같은 수준의 제재를 가해 북한을 상당히 압박한 경험이 있다.

아울러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중단하는 것도 가장 효과적인 제재로 거론되지만, 중국이 가장 반대하는 것도 이 부분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7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해 중국의 대북 접근법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규정하며 중국을 압박한 것도 이 같은 강력한 대북 제재에 필수적인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케리 장관은 "중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특별한 대북 접근법이 있었고, 우리는 중국에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자 그동안 동의하고 존중해 왔다"면서 "그러나 오늘 전화 통화에서 (왕 부장에게) '중국의 방식은 작동하지 않았고, 따라서 우리는 평소처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대응할 수는 없다'는 뜻을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독자 제재로 '압박의 질'을 높일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의 '생명줄' 역할을 하는 중국은 무궁무진한 제재의 선택지를 갖고 있다.

원유 등 전략물자 공급 축소·중단, 대북 금수품목 확대, 금융제재, 북중 접경지역에 대한 통관검사 강화, 밀무역 집중 단속, 중국 내 북한식당 등 외화벌이 기구들에 대한 엄격한 법집행 등은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옵션들로 꼽힌다.

◇중국의 역대 대북 제재는

'느슨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중국의 대북제재는 북중 관계를 '혈맹'에서 '정상국가' 관계로 바꿔놓고 있는 시진핑 체제 들어 질적인 변화를 보였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오른쪽)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오른쪽)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진핑 체제는 2012년 12월 실시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 처음으로 안보리 결의 2087호를 엄격히 집행하라는 내용의 통지를 교통, 해관 등 전 관계 당국에 하달했다.

특히 이듬해 9월에는 중국 상무부와 공업정보화부 등이 핵무기 제조 등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우려가 있는 900여 개 항목이 담긴 대북수출 금지 리스트를 발표했다.

이는 제3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중국이 특정국가에 금수조치를 취한 건 신중국 건국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대북 전문가들은 시진핑 체제의 이 같은 강경한 북핵대응 노선을 고려할 때 이번 '수소탄 실험'에 대한 대응 역시 상당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점친다.

시진핑체제 이전에는 2003년 2차 핵위기 때와 2006년 1차 핵실험 때 등 수차례에 걸쳐 원유공급을 일시적으로 끊거나 공급량을 줄였으며 이는 북한에 상당한 타격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 수위 북중관계의 기본틀 훼손 수준은 아닐듯" 관측도

중국의 대북제재 수위가 북중 관계의 기본 틀을 훼손하는 수준까지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상당하다.

북한과 불법으로 거래하는 제3국 기업과 개인 등으로 제재 범위를 확대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이나 인권을 매개로 한 제재 등 미국이 추진하는 초강경 대북제재에는 동참하지 않거나 반대의사를 표명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중국은 미국이 추진하는 전면적인 대북 제재가 결국 북한의 붕괴를 목표로 하고 있고, 결국에는 자신들의 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중국 외교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강력히 비난하면서도 "반도의 평화안정 수호"를 강조했다. 그 속에는 북한 체제를 위협하는 어떤 행동에도 반대한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중국 당정 견해를 비공식적으로 대변하는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조선핵(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책임론'은 생억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국제사회가 오직 중국의 대북 압박에만 기대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 생각한다면 "그건 매우 유치한 발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칼자루쥔 中시진핑…對北 원유·식량·금융제재 수위가 '관건'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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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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