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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솔로몬' 광주 서구 법률홈닥터 인기

송고시간2016-01-1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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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나도 애가 보고 싶지. 그렇지만 지금 사귀는 여자가 너무 좋아."

갓 스무 살을 넘긴 김씨는 태연하게 변심을 고백하는 아이 아빠의 목소리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임신 기간에 미안함을 표시하며 잘 해줬던 아이 아빠와 그의 어머니는 막상 아이가 태어나자 발길을 끊더니 전화조차 받지 않는 날이 이어졌다.

남자친구로부터 버림받은 '스무 살 엄마' 김씨가 의탁할 곳은 지역의 미혼모시설이 전부였다.

자신과 아이의 미래가 막막했던 김씨는 지난해 4월 광주 서구 법률홈닥터를 찾아 막막한 처지를 하소연했다.

서구 법률홈닥터는 김씨의 사연을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알렸고, 대한법률구조공단은 비정한 아빠를 상대로 양육비 청구를 위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12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구청에 상주하는 법무부 소속 변호사가 무료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법률홈닥터에 지난해 600여건의 상담이 접수됐다.

'이웃의 솔로몬' 광주 서구 법률홈닥터 인기 - 2

채권·채무·임금·이혼·친권·양육·개인회생·손해배상·임대계약 분쟁 등 주로 사회적 약자에게 필요한 40여종의 법률자문이 서구 법률홈닥터를 통해 제공됐다.

기초수급자, 다문화 가족 이주여성 등 법률 정보나 변호사를 선임할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주민이 서구 법률홈닥터의 문을 두드렸다.

두 아이를 키우며 평범하게 살아가던 35살 주부 정씨는 지난해 인생의 커다란 고비를 맞닥뜨렸다.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남편을 잃은데다 금융기관 여러 곳으로부터 남편의 사업자금 채무를 독촉받으며 정씨의 평온했던 일상은 산산조각이 났다.

정씨는 지인들의 도움으로 숨진 남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에서만 빚을 갚도록 절차를 밟았지만, 내용 모를 소장과 판결문은 잇따라 집으로 날아들었다.

당시 정씨는 간단한 서류 제출만으로 곤경에 처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었지만, 뜻을 알기 어려운 법률용어 때문에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정씨는 서구 법률홈닥터로부터 대응 방안을 전해듣고 난 뒤에야 비로소 남은 아이들과 함께 살아갈 앞날을 바라보는 여유를 되찾았다.

중국에서 광주로 시집온 조씨도 지난해 8월 남편을 잃고서 법률홈닥터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법률홈닥터는 조씨의 남편이 남긴 전세보증금 6천만원이 홀로 딸을 키워야 하는 이주여성에게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다른 유족들과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진행했다.

숨진 남편이 계약한 전셋집을 자신의 이름으로 돌린 조씨는 현재 집 걱정 없이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서구청 관계자는 "구제방법이 있는데도 법을 몰라서 어려움을 겪는 주민이 많다"며 "법적 도움이 필요한 주민은 언제든지 서구 복지정책과(062-360-7731)로 연락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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