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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軍 확성기 의존 심리전 한계…보완 필요"

송고시간2016-01-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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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V 이용 전단살포·FM→AM 전환·콘텐츠 변화 주문'北 자극' 반론도…국방부 "다른 수단은 강구하지 않아"

전문가들 "軍 확성기 의존 심리전 한계…보완 필요" - 1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국방부가 북한의 제4차 핵실험 대응조치로 시작한 대북 확성기 방송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지만,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와 같은 심리전 활동에는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 수단은 근거리 확성기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전에서 필요한 다양한 심리전을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군은 지난 2004년 6월 심리전 수단을 철거하는 남북한 합의 이전까지 대북 확성기와 전단, 전광판, 자유의 소리(FM) 방송 등의 수단으로 대북 심리전 활동을 해왔지만, 지난해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에 이어 이번 4차 핵실험으로 재개한 심리전 활동은 확성기와 자유의소리 방송에만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확성기의 최대 청취 범위가 20㎞ 정도여서 개성 축선 후방 지역에서는 들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FM 자유의 소리 방송도 북한 주민들이 쉽게 청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무인항공기(UAV)나 소형 무인비행체(드론)을 이용해 전단을 살포하거나 FM 자유의 소리 방송을 아예 AM 방송으로 바꿔 많은 북한 주민들이 쉽게 들을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군에서 대북 심리전 전문가로 활동한 심진섭 한국교통대학 교수는 13일 "무인항공기와 드론을 이용한 전단 살포 작전이 필요하다"면서 "단파 방송인 자유의 소리 방송을 장파인 AM 방송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우리 군의 심리전 활동은 현대의 심리전 발전 추세와는 상당히 괴리되어 있다"면서 "북한 지역에서 위성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라디오 등 수신체계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무인 방송·중계능력, 기동화 전단 제작 및 장거리·정밀 전단살포 능력, 인터넷을 통한 현실 전파 능력 등을 구비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확성기 방송 콘텐츠도 일방적인 비방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무조건 비방하는 것보다는 "76세인 황병서가 32살인 김정은에게 무릎을 꿇고 이야기하는 것이 옳은 건가요?", "수수소폭탄 개발은 김정은의 정권 유지용인데 왜 개발해야 하나요?" 등 질문 형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심진섭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속풀이용'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확성기를 비롯한 심리전 활동은 북한 주민과 100만~200만명으로 추산되는 핵심계층을 분리하는 목표를 세우고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국회에서 북한 인권법이 제정된다면 북한 주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얼마든지 전단 살포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북 확성기 내용도 국민들에게 알려서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선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무인항공기나 드론을 이용한 전단 살포 등의 방식은 북한을 자극해 추가도발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방부 관계자도 "현재 확성기 외에 다른 수단은 강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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