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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북확성기 방송에 엿새째 '조용'…기습도발 준비하나

송고시간2016-01-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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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길 총참모장 버젓이 공개활동…핵실험 자축하며 국제정세 관망 관측작년 8월엔 확성기방송 10일 만에 포격도발…軍, 경계태세 유지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지 13일로 엿새째가 됐지만, 북한군은 여전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최고존엄 모독'으로 간주해온 북한군이 예상 외로 잠잠한 상황을 둘러싸고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이날 "오늘도 최전방 10여곳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며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지난 8일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직후 최전방 부대를 일부 증강하고 경계·감시태세를 강화한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교란하기 위한 자체 확성기 방송도 10여 곳에서 계속하고 있다.

정부가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개성공단 출입경을 최소인원으로 제한하며 남북관계가 냉랭해진 가운데 임진각에서 찬 서리가 망원경에 내려있다.

정부가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개성공단 출입경을 최소인원으로 제한하며 남북관계가 냉랭해진 가운데 임진각에서 찬 서리가 망원경에 내려있다.

북한군이 진행 중인 훈련도 매년 초에 하는 동계훈련으로, 예년과 눈에 띄게 다른 동향은 없는 것으로 우리 군은 보고 있다.

심지어 북한군은 지난 10일 미국의 전략무기인 B-52 장거리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무력시위를 했을 때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이후 북한군 수뇌부도 눈에 띄는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의 합참의장 격인 리영길 북한 총참모장은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이달 8일 북한의 '수소탄 시험'을 자축하는 평양시 군중대회에 참석했다.

리영길은 이튿날에는 인민무력부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맞이하며 그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리영길의 이 같은 행보는 작년 8월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를 틀었을 때와는 대조적이다.

당시 그는 광복 70주년 행사를 비롯한 주요 행사에 잇달아 불참해 현장에서 북한군을 지휘하며 제2의 도발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전투훈련 중인 북한 인민군 병사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전투훈련 중인 북한 인민군 병사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최전방 북한군과 수뇌부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북한이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정세를 관망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한미일 3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비롯한 고강도 제재를 준비 중이지만 중국은 상대적으로 유보적인 입장이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윤곽이 드러나는 것을 관찰한 다음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한 대응 수위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작년 8월과는 달리 지금은 내부적으로 4차 핵실험을 자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대내외적으로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군은 북한이 언제든지 기습적인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대비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순진 합참의장도 지난 11일 공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해 북한이 4차 핵실험에 이어 국면 전환을 노린 기습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경고했다.

11일 공작사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방문한 이순진 합참의장

11일 공작사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방문한 이순진 합참의장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의외로 잠잠한 것도 일종의 전술일 수 있다"며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작년 8월에도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가동 엿새째인 8월 15일 공개적으로 '무차별 타격' 위협을 한 데 이어 확성기를 겨냥한 타격훈련을 하더니 같은 달 20일 포격 도발을 했다.

리영길 총참모장이 최근 공개활동을 하고 있지만, 북한군의 대남공작 총책인 김영철 정찰총국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영철은 작년 10월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이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또다른 무력 도발을 꾸미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이후 격상한 경계태세를 당분간 유지하며 북한군 동향을 면밀히 감시한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은 언제든지 도발할 수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북한군이 도발하면 3∼4배로 보복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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