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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응팔'의 든든한 버팀목

송고시간2016-01-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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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일·김성균·최무성·류재명, 각양각색 아버지 캐릭터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에서 아버지 동일은 "아빠 꿈은 뭐냐"는 둘째딸 덕선의 물음에 "우리 보라, 덕선이, 노을이 하나도 안 아프고 건강한 것, 그거밖에 없다"고 답한다.

덕선이 "아니, 내 꿈 말고 아빠 꿈이 뭐냐"고 재차 묻자, 동일은 "자식새끼 셋 다 안 아프고 건강한 것 말고 아빠 꿈이 뭐가 있대? 없어, 그거 하나"라고 말한다.

사는 모습은 달라도 하나같이 자식의 안녕을 유일한 꿈으로 품고 사는 아버지들은 '응팔'의 든든한 버팀목 중 하나였다.

모성애와 부성애로 애끓는 드라마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응팔' 아버지들은 평범했지만, 또 그 평범함 때문에 우리를 더 울렸다.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응팔'의 든든한 버팀목 - 2

◇ 성동일, 일상성에 바탕한 절정의 아버지 연기

40대 중반에도 만년대리인 동일(성동일 분)은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부장적인 아버지다.

그는 툭하면 머리채 잡고 싸우는 딸들과 빚보증으로 재산을 날렸다고 자신을 구박하는 손 큰 아내에게 고함과 욕지거리부터 퍼붓고 본다. 그러나 영특한 큰딸과 예쁜 작은딸, 유일한 아들에 대해 각별한 마음을 품고 사는 아버지이기도 하다.

정 많고 사람 좋아하는 동일은 퇴근 후 친구나 이웃과 '쐬주' 한 잔 걸치는 것으로 삶의 고단함을 달래고, 그도 아니면 애꿎은 골목길 연탄재를 걷어차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던다.

배우 성동일은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아버지 역할을 내리 맡았다. 외모부터 일상성의 매력을 가진 그는 이번 작품에서 제대로 물오른 아버지 연기를 보여줬다.

동일이 둘째 설움을 토해낸 딸에게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니까, 우리 딸이 쪼까 봐줘"라고 말하는 장면이나, 어머니 빈소에 뒤늦게 도착한 형에게 "이제 우리 엄마 못보잖예"라며 통곡하는 장면은 그의 연기 공력을 다시금 확인한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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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포는 어디 가고…친구 같은 아버지로 돌아온 김성균

'응팔' 초반부 인기를 견인한 주역 중 하나가 바로 동일 윗집에 사는 정환이 아빠, 김성균(김성균)이다. 동일과 동갑내기인 그는 금성전자 대리점을 운영한다.

2대8 가르마에 금테 안경과 금성전자 점퍼를 착용한 채 위풍당당 등장한 성균은 1회에서 예상치 못한 방정맞음으로 우리를 포복절도하게 했다.

"실례 실~례 실~례합니다~" "아이고 김사장~, 이거 정말 반~갑구만 반~가워요" 등 1980년대를 장식했던 개그들이 김성균을 통해 30년 만에 완벽하게 되살아났다.

'응팔'은 김성균 캐릭터를 통해 성동일과는 또 다른 아버지상을 보여줬다.

성균은 친구 같은 아버지다. 대입 7수생임에도 입시 공부는 제쳐둔 큰아들을 닦달하는 법이 없다. 둘째 아들의 친구인 덕선(혜리)과도 즉석에서 개그 콤비를 선보일 정도로 권위 의식도 없다.

소심하고 철딱서니 없어 보일 때도 있지만, 여장부 아내와 자기만의 세상에 사는 큰아들, 무뚝뚝한 둘째 아들로 이뤄진 정환이네에서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도 했다.

'응답하라 1994'에서 스무살 시골 청년, 삼천포의 매력을 뿜어냈던 배우 김성균은 이번 작품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로 각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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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황당'의 애틋한 부성애…'학주' 부자의 유쾌한 호흡

동일이 곧잘 '봉황당'이라고 부르는 택이 아빠, 최무성(최무성)은 매일 같은 시간에 골목을 쓸고 금은방을 여는 원칙주의자다. 바둑 천재 아들이 상금을 휩쓸어 오는데도 단벌을 고집한다.

상처한 무성은 무뚝뚝함 속에 숨겨진 애틋한 부성애를 보여줬다. 무슨 일에도 담담하던 무성이 잘못 전해진 아들의 사고 소식에 이성을 잃은 채 맨손으로 자물쇠를 뜯어내던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초반에는 주변 캐릭터처럼 보였던 최무성은 고향 동생인 선영(김선영)과의 러브라인 덕분에 갈수록 비중을 늘려갔다. "선영아, 날도 추운데 우리 고마 같이 살까"라고 묻던 '봉황당'식 투박한 프러포즈는 많은 이들을 설레게 했다.

이들 삼인방보다 세 살 많은 '학주' 류재명도 감초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쌍문고의 호랑이 학생주임으로 분한 배우 유재명은 천둥벌거숭이 같은 아들 동룡 역할의 이동휘와 차진 호흡을 보여줬다.

실제 고등학교에 있을 법한 '학주' 연기를 선보인 유재명은 출연자 중 최단 시간에 오디션을 끝낸 사실이 '응답하라 비하인드'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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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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