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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 끝나지만 어찌 잊으리, 쌍문동 독수리 5형제

송고시간2016-01-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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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리, 여주인공 덕선과 일체된 연기덕선의 남자들, 정환·택·선우·동룡도 큰 인기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좁다란 골목길. 그곳에는 동갑내기 다섯 아이가 있었다.

함께 '방방'(혹은 '퐁퐁')을 타며 높이 높이 뛰어오르던 꼬마들은 훌쩍 자라서 17살이 됐다.

지난 3개월 동안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을 통해 다섯 청춘의 성장을 지켜봤던 시청자들은 이들과 석별할 때가 됐다.

우리를 웃기고 울리고 설레게 하고, 가끔은 '물 없이 먹는 고구마'처럼 답답하게 했던 5인방을 다시 떠올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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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 보내기 아쉬운 낭랑 소녀, '우리 덕서이'

'응팔' 14회에서 선우(고경표 분)는 덕선(혜리)이 좋다는 택(박보검)에게 "널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데, 넌 왜 덕선이 좋냐"고 묻는다.

선우 말처럼, 쌍문여고 999등 '특공대'(특별히 공부 못하는 대가리)에다 성깔도 보통이 아닌 '우리 덕서이'를 시청자들은 왜 그렇게 아꼈을까.

공부 잘하는 언니와 유일한 아들인 남동생 사이에서 자란 덕선은 둘째의 설움을 아는 소녀다. '머슴아'들과 어울리다 보니 왈패 같은 면도 있지만, 아빠 동일을 빼닮아 정도 많고 눈물도 많다.

이 낭랑 소녀는 지금껏 TV드라마에서 봐온 정형화된 10대 캐릭터가 아니라, 우리의 여동생이요, 누이 같은 느낌으로 시청자들을 잡아 끌었다.

무엇보다 캐릭터와 일체된 연기를 보여준 혜리의 공이 크다. 드라마 방영 전만 해도 아이돌인 혜리의 연기력을 두고 우려도 컸지만, 1회부터 기우로 판명났다.

이는 혜리를 오래전부터 관찰했고, 덕선 캐릭터를 만들 때부터 혜리 실제 모습을 참고했다는 '응팔' 제작진의 노력 덕분이기도 하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덕선의 남편 찾기는 극 전체를 관통하는 관심사였다. 후반부로 갈수록 성덕선의 감정선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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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 잊으리…여심 흔든 '개정팔'

만원 버스에서 덕선이 넘어지지 않도록 몸바쳐 보호막을 만들던 정환(류준열)의 모습은 많은 여성 시청자의 마음속에 남아 있다.

이들은 학생 주임을 피해 숨어든 좁은 담벼락에서 덕선과 마주 선 정환의 떨리던 눈빛도 기억한다.

윗집 아랫집에 살면서 티격태격하던 정환과 덕선이 어느 순간 서로 미묘한 감정을 느끼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2014년 단편 영화로 데뷔한 신인 류준열은 '응팔' 열풍의 중심에 섰다.

'개정팔' 정환에게 단단히 빠진 시청자들은 길게 찢어진 눈매와 두툼한 입술이 인상적인 류준열을 두고 '못생김을 연기하는' 배우라고까지 후하게 평가했다.

정환은 그러나 덕선에게 마음을 속시원히 털어놓지 않고, 한 차례의 고백도 장난으로 마무리해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파를 비롯한 많은 이의 원성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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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타지 보여준 택…'어남택' 지지받으며 인기

이창호를 모델로 했다는 천재 바둑기사, 최택은 5인방 중 가장 판타지가 강한 캐릭터다.

'응팔' 초반부만 해도 택은 순한 성격에 젓가락질도 제대로 못 하는 '상등신'으로 등장했다. 바둑 실력은 신선급이었지만, 엄마의 빈자리가 어쩔 수 없이 표시 나는 외로운 소년 이미지가 강했다.

그랬던 순둥이가 중반부 이후 덕선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택은 18회에서는 덕선을 만나려고 최초로 기권패를 감수하는 열정까지 보여줬다.

온라인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남편 찾기'에서 덕선을 차지한 것은 결국 택이었음이 19회에서 드러났다.

곱상한 얼굴의 꽃미남인 박보검은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파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갈수록 인기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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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와 재회한 선우…막판 궁금증 돌출

쌍문고 1등이며 전교회장인 선우는 골목 아주머니들이 누구나 아들 삼고 싶어 하는 캐릭터다.

초반에 덕선 남편감으로 떠올랐던 선우는 뜻밖에도 3살 연상의 대학생 누나 보라(류혜영)에게 연정을 고백,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보라와 비밀 연애를 시작한 선우가 응석을 부리고 느물거리는 모습에 실망감을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6년이 흐른 19회에서는 의젓하고 훤칠한 의대생으로 등장, 6년 만에 다시 보라와 사랑을 시작했다. '응사'에 등장했던 '쓰성' 김재준 덕분에 극적인 재회가 이뤄졌다.

그러나 선우가 보라와 같은 '성' 씨라는 점과 함께 "선우만은 안 된다"고 말하는 보라 엄마의 모습이 등장해 막판 궁금증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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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네게 반했어…개성 강한 '동룡'

비중은 가장 적었지만 두꺼운 팬층을 형성한 인물이 동룡(이동휘)이다.

학생 주임 아버지와 '보험왕' 어머니를 둔 동룡은 공부는 덕선보다 더 바닥이지만, 춤 실력 덕분에 '쌍문동 박남정'으로 통한다. 옷차림만큼이나 개성도 강하다.

친구들이 힘들어할 때, 답을 주는 것도 동룡이다. '응답하라 비하인드' 편이 소개한 것처럼 많은 사람이 "근의 공식은 몰라도 삶의 지혜는 아는" 동룡에게 반했다.

일화가 "두고 보소, 동룡이가 제일 잘 살낍니더"라고 말했던 것처럼, 성인이 된 동룡은 자신의 친화력과 수완을 발판 삼아 요식업에서 자기 길을 찾았다.

동룡의 출연 비중을 아쉬워하던 일부 누리꾼은 심지어 동룡과 덕선이 연결되지는 않을까 기대했으나, 헛된 바람으로 끝났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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