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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이 남긴 것> ②사회 전체를 집어삼킨 복고 '태풍'

송고시간2016-01-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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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대중문화, 화제의 중심으로 부상 '돈 되는 복고'…산업계도 추억 마케팅 열 올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잊을만하면 부는 것이 복고 바람이다.

드라마 '육남매'와 '은실이'가 방영된 1999년에도, 드라마 '응답하라 1997'과 영화 '건축학개론'이 흥행한 2012년에도 복고 바람은 거셌다.

영화 '국제시장'과 예능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가 쌍끌이 복고 바람을 일으킨 지난해 초도 마찬가지였다.

16일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8'(응팔)이 올겨울 만들어낸 복고 바람은 과거와는 그 위력과 파장이 남달랐다.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다섯 가족 이야기에서 시작된 복고 '태풍'은 대중문화를 비롯해 한국사회 전체를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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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째로 소환된 1980년대 대중문화, 화제의 중심 부상

1980년대 후반은 88올림픽으로 대변되는 경제 호황과 민주화 흐름에 힘입어 다양한 대중문화가 꽃피우기 시작한 때다.

'응팔'은 가요와 드라마, 개그, 영화, 광고 등 당대 대중문화와 유행을 고스란히 불러냈다.

연출자인 신원호 PD가 밝혔듯이 추억을 가장 강력하게 환기한 것은 음악이다.

정환-선우-동룡 3인방이 경주 수학여행에서 보여줬던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와 1988년 MBC대학가요제에서 수상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 등 그때 그 시절 노래는 우리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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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힘입어 이문세의 '소녀'(1985)를 비롯해 그 시절 명곡을 리메이크한 '응팔'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가 음원차트 상위권을 점령했다. 지난달에는 전영록, 조정현 등이 참석한 '어게인 1988' 토크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다.

가나초콜릿 광고로 스타덤에 오른 이미연과 극 중 동일네 부부싸움을 유발할 정도로 고왔던 김혜수, 스포츠브랜드 리복 광고가 지금도 인상적인 이종원 등 당대 청춘스타들도 '응팔'을 통해 다시 부각됐다.

'영웅본색'과 '천녀유혼', '다이하드' 등 당시 젊은이들의 혼을 쏙 빼놓았던 외국 영화들을 재발견하는 재미도 컸다.

1980년대 주말을 함께 한 KBS 2TV '유머 일번지'의 인기 개그들도 되살아났다.

특히 김성균과 덕선이 주고받았던 '아이고오~ 김 사장' 개그는 강한 중독성 덕분에 온·오프라인에서도 유행하고 있다.

'응답하라' 자체도 대세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4·13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의정보고서까지 '응답하라' 문구가 등장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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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되는 복고'…산업계, 너도나도 추억 마케팅

'응팔' 위력은 1993년 생산이 중단된 크라운맥주를 22년 만에 되살려낼 정도로 대단했다. 쌍문동 아줌마 3인방이 평상에 모여앉아 시원하게 들이키던 그 맥주다.

'돈 되는 복고'의 위력을 간파한 산업계는 '응팔' 방송에 발맞춰 발빠르게 복고 마케팅에 나섰다.

장수 제품들을 1980년대 콘셉트로 출시해 어른들의 향수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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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초콜릿은 '응팔' 여주인공 덕선 역의 혜리를 모델로 발탁, 당시 광고를 재연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응팔' 간접광고(PPL)에 적극 참여한 롯데제과는 가나초콜릿을 비롯해 드라마 등장 제품을 모은 '추억의 과자' 판매전도 진행했다.

88비엔나를 비롯한 CJ제일제당 백설햄88 에디션과 해태제과 브라보콘도 옛 디자인으로 갈아입고 시장에 나왔다.

크라운맥주를 비롯해 자취를 감췄던 제품들도 일시 귀환했다. 카세트테이프와 CD에 떠밀려 사라졌던 턴테이블도 백화점 가전매장에 재등장했다. '응팔'에서 정환이네 애장품으로 등장한 덕분이다.

롱코트, 나팔바지, 더플코트, 목폴라로 불리는 터틀넥 니트 등 복고 패션 매출이 증가한 것도 '응팔'의 인기 덕이다.

'응팔' 열풍은 소비재뿐만 아니라 광고에도 영향을 미쳤다.

극 중 등장하는 금성사의 후신인 LG전자는 최신형 세탁기 광고에 1980년대 명카피인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를 활용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개점 85주년 기념 행사 광고물과 쇼핑백을 1980년대 풍으로 제작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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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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