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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설 전날 일가족 4명 살해…3만6천원 때문에

송고시간2016-02-1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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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 중국에서 춘제(春節·설날)를 하루 앞둔 지난 7일 20년 전 밀린 임금 200위안(3만6천원)을 받으려다 시비가 붙어 일가족 4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중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중국 허베이(河北)성 바오딩(保定)시 이(易)현 탕후(塘湖)진 베이허베이(北河北)촌에 사는 뉴성(牛生·38)은 이날 마을 주민 친쥔秦軍)의 집에서 그의 부모와 부인, 그리고 2살 바기 아들 등 4명을 흉기로 살해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0일 보도했다.

뉴성은 20년 전 벽돌 공장을 하던 친쥔의 부친이 당시 체불한 임금 200위안을 받기 위해 그의 집으로 찾아가 독촉하다 시비가 붙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칼을 들고 와 범행을 저질렀다.

친쥔은 마을로 마실 나갔다가 부인의 다급한 구조요청 전화를 받고 집에 급히 돌아오니 부모가 모두 숨져 있었고 부인도 흉기에 찔렸다고 말했다.

그의 두살 바기 아들도 이미 참변을 당했고, 한 동영상에는 일가족 4명이 피를 흘리며 집 문 앞에 널브러진 사진이 올라왔다.

이현 공안국 관계자는 용의자 뉴성이 사건 당일 오후 술에 취한 채 친쥔의 집으로 빚 독촉을 하러 갔다가 시비가 붙어 살인을 했다면서 그를 체포해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설 전날 200위안 때문에 일가족 4명이 살해당하는 참극이 발생하자 중국 사회가 충격에 빠지면서 인터넷에 관련 댓글 1만여 건이 빗발쳤다.

중국 사회에 존재하는 원한 심리, 폭력, 치안 부재, 생명 경시 풍조가 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댓글 가운데는 살인자는 죽어 마땅하지만 피살자도 20년이나 임금을 체불한 것으로 미뤄 "나쁜 놈"이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중국인들의 채무 관념의 일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ID가 차이궁(蔡工)인 누리꾼은 "수액 한 병 맞는 값도 안되는, 고작 200위안 때문에 살인을 하다니… "라고 탄식하면서 빈곤과 신앙 결핍 탓이라고 나름 원인을 분석했다.

안후이(安徽)성의 시사 평론가 선량칭(沈良慶)은 "이번 살인 사건은 사회 기층의 심리 상태와 모순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행복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존중하지만 이번 사건 용의자는 그런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sd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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