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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쿠르드, 미·러 지원에 자치정부 공고화

송고시간2016-02-1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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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PG 터키 접경서 반군 격퇴…터키 군사개입 경고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시리아 쿠르드족 정치세력인 '민주동맹당'(PYD)이 미국과 러시아의 지원으로 숙원인 자치정부 수립을 공고화하고 있다.

PYD의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는 미국이 제공한 무기와 러시아의 공습 지원으로 알레포 주에서 반군을 격퇴하고 터키 접경을 따라 점령지를 늘리고 있다.

반면 터키는 PYD가 자국의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같은 테러조직이라며 터키 국경을 위협하면 PYD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PYD 측 매체인 ANHA는 11일(현지시간) YPG가 알레포 주 미나크 공군기지와 인근 마을에서 반군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ANHA의 영상에는 YPG 소속 여성 전투원들이 러시아제 T-72 탱크를 타고 미나크에 진격했으며, YPG는 미국제 M2 기관총 등 중화기로 반군을 공격했다.

이 지역의 반군은 수니파 국가들이 지원한 살라피스트(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의 아흐라르알샴과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전선 등이 주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도 YPG가 전날 밤 미나크에서 러시아 소속으로 추정되는 전투기들이 30여차례 공습한 가운데 YPG가 반군이 장악한 지역을 빼앗았다고 전했다.

YPG는 최근 러시아의 집중적 공습과 이란이 동원한 시아파 민병대들이 알레포에서 반군에 총공세를 펴는 상황을 이용해 아프린을 중심으로 한 점령지를 확대하고 있다.

쿠르드 활동가 등은 YPG가 미나크에 이어 자유시리아군(FSA) 등 반군이 점령한 터키 접경의 아자즈로 진격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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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국경과 맞닿은 시리아 북부는 YPG와 이슬람국가(IS), 반군이 각각 점령하고 있으나 지난해부터 미국의 지원을 받은 YPG의 점령지가 넓어지고 있다.

YPG는 현재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과 북중부 코바니, 북동부 카미실리 등을 장악하고 있으며, 아자즈 동부와 코바니 사이의 IS 점령지를 탈환해 북부 전체를 통제한다는 구상이다.

미국이 무기를 제공한 코바니의 YPG는 유프라테스 강을 넘어 서진하고 있으며, 아프린의 YPG는 러시아의 공습 지원 아래 동쪽의 아자즈로 공세를 펴고 있다.

앞서 PYD는 지난 2014년 1월 시리아 북부의 아프린과 코바니, 카미실리에 이르는 '로자바'(쿠르드식 지명)에서 자치정부를 수립했다고 일방적으로 선포한 바 있다.

터키는 분리독립을 내건 PKK와 YPG가 사실상 같은 조직이라며 PYD의 독립국가 수립 시도를 무산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유프라테스 강 서쪽을 '금지선'으로 설정하고 YPG가 이 지역으로 넘어오면 공격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실제로 포격한 바 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전날에도 네덜란드 방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터키를 향한 긴급한 위협이 발생하면 우리는 이라크에서 했던 것처럼 시리아에서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지난해 7월부터 이라크 북부의 PKK 기지를 공습하고 자주포로 공격했다.

다부토울루 총리는 또 "PYD는 러시아와 협력해 민간인을 공격해 전쟁점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미국이 PYD를 지원하는 것을 거듭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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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국의 브렛 맥거크 IS 격퇴담당 대통령 특사는 전날 하원 외교위에 출석해 코바니에서 PYD와 회동한 결과를 보고하면서 "쿠르드는 시리아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고 터키의 (PKK) 문제에 개입하지 않기를 바라며 PKK와 거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바니에서 맥거크 특사에게 기념패를 준 폴라트 잔 YPG 코바니 사령관은 PKK 조직원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ANHA는 지난 9일 카미실리의 청년들이 터키군의 PKK 소탕작전이 벌어지는 터키 남부 지즈레를 해방시키기 위해 출정식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ANHA의 영상에 따르면 복면을 쓰고 소총으로 무장한 청년들은 터키군과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맥거크 특사는 또 "우리는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가 힘을 키우기를 바란다"며 YPG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PYD는 미국의 이런 지원 외에도 터키와 전폭기 격추 사건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러시아로부터도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PYD는 전날 모스크바에 대표부 사무소를 개소했다. 이 사무소에는 터키 교도소에서 종신형을 복역 중인 압둘라 외잘란 PKK 최고지도자의 초상화가 걸렸다.

PYD는 또 시리아 북부(로자바)를 영토로 표기한 지도와 '서부 쿠르디스탄 민주 자치정부의 러시아 연방 대표부'라는 현판을 달아 러시아로부터 사실상 자치정부를 인정받았다.

따라서 국제사회가 시리아 내전의 정치적 해법으로 합의한 원칙 가운데 영토적 통합성 문제는 내전 발발 전과 달리 연방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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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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