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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끼리 '광속 절반속도' 충돌…13억년후 지구서 중력파 확인(종합)

송고시간2016-02-12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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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에 의한 시공간의 물결'…아인슈타인 주장후 꼭 1백년만에 입증

영상 기사 블랙홀 충돌…13억년후 지구서 확인
블랙홀 충돌…13억년후 지구서 확인

[앵커] 이번 중력파가 어떻게 해서 나온 것인지, 또 어떻게 발견됐는지에 대해서도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임화섭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13억년 전, 머나먼 우주공간에서 태양보다 수십 배 무거운 블랙홀 두 개가 충돌하면서 하나로 뭉쳐져 더욱 거대한 블랙홀이 생겼습니다. 충돌 과정에서 단 0.15초만에 엄청난 중력파가 퍼져 나가면서 근처 시간과 공간의 짜임새가 일그러졌습니다. 눈 깜짝할 새 중력파로 방출된 에너지는 태양 질량의 세 배에 해당하는 규모였고, 가장 강할 때는 우주에서 보이는 빛 모두를 합한 것의 쉰 배로 강했습니다. 빛의 속도로 퍼져 나간 중력파는 13억 광년 떨어진 지구에서도 미세하게나마 시공간을 일그러뜨렸습니다. 작년 9월 중순 탐지돼 이번에 발표된 중력파가 바로 이겁니다. 탐지 시설은 미국에 두 군데 설치돼 있는데 거리가 약 3천 km입니다. 두 곳에 설치돼 있기 때문에 진짜 신호와 가짜 신호를 가릴 수 있었고, 또 두 곳에서 탐지된 신호에 0.007초의 시간차가 난 점을 이용해 중력파가 어느 방향에서 온 것인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중력파에 대한 간접 증거는 있었지만, 직접 검출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에 따라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라 이론적으로 예측됐던 중력파가 드디어 실험으로 확증됐습니다. <프랜스 코르도바 / 미국 국립과학재단 원장> "아인슈타인도 기뻐할 것입니다. 중력파 탐지는 정말 특별한 순간입니다." 이번 연구 논문은 물리학계 최고 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실릴 예정이며 기자회견과 동시에 온라인으로 공개됐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연합뉴스 임화섭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yjebo@yna.co.kr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라이고·LIGO)가 직접 탐지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중력파'(gravitational wave)는 질량을 지닌 물체가 일으키는, 중력에 의한 시공간(spacetime)의 물결이다.

중력파의 이론적 근거는 꼭 1백 년 전인 1916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의 일반상대성이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의 정체를 '시간과 공간이 일체가 돼 이루는 물리적 실체인 시공간의 뒤틀림'으로 파악하는 관점에서 일반상대성이론을 만들었다.

이에 따르면 질량을 가진 물체가 주변 공간에 형성하는 '중력장'은 이 물체 주변의 시공간에 변형이 가해지는 것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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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질량을 가진 물체가 움직이거나 새로 생겨나거나 파괴되면 이에 따른 파동이 시공간의 일그러짐이라는 형태로 표현되고, 이 물체의 질량이 매우 크다면 이를 관측하는 것도 가능해야 한다.

이런 중력장의 파동을 가리키는 말이 '중력파'다.

마치 전자가 진동하면 그에 따라 전자기파가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력장의 요동이 중력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중력파는 빛의 속도로 전파된다.

마치 전자기파가 지나가는 공간에 전기장과 자기장의 변화가 생기듯이, 중력파가 지나가는 공간에는 시공간(spacetime)의 변화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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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의 존재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라 예측되는 것이어서 이론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으나, 직접 실험을 통한 탐지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학자들은 그간 초신성 폭발이나 매우 질량이 큰 쌍둥이별의 움직임 등으로 큰 규모의 중력파가 발생하면 시공간의 조직에 변화가 생기고, 이에 따라 두 점 사이의 거리가 미세하게 변할 수 있으므로 직접 측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어 왔다.

이번에 검출된 중력파는 13억 년 전 머나먼 우주공간에서 각각 태양의 36배와 29배 질량을 지닌 블랙홀 두 개가 서로 충돌하면서 발생했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블랙홀 두 개가 서로의 주변을 도는 '블랙홀 쌍성계'는 장기적으로 불안정해 언젠가는 붕괴하게 되어 있다. 이는 안정된 궤도의 존재를 예측하는 뉴턴의 고전역학 이론과는 판이한 결론이다.

이는 블랙홀이 궤도를 돌면서 중력파의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해 서서히 에너지를 잃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십억년에 걸쳐 두 블랙홀이 서로 서서히 접근하게 되며,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그 속도가 빨라져서 막판에는 광속(빛의 속도)의 절반에 가까운 엄청난 고속으로 충돌해 결국 거대한 하나의 블랙홀로 합쳐진다.

이 때 질량 중 일부가 중력파의 형태로 방출되면서 시공간이 뒤틀리며, 이것이 13억년 후 지구까지 전해져 라이고 시스템이 관측한 신호다.

라이고 연구진은 레이저를 서로 수직인 두 방향으로 분리시켜 보낸 후 반사된 빛을 다시 합성해 경로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시공간의 뒤틀림을 측정했다.

또 약 3천km 떨어진 곳에서 두 개의 검출기를 동시에 가동해 가짜 신호와 진짜 신호를 구분하고, 0.007초라는 미세한 시차를 이용해 파원이 남반구 방향에 있다고 추정했다.

이번 라이고 팀의 연구는 최초로 중력파를 직접 검출한 사례에 해당할뿐만 아니라, 최초로 블랙홀 두 개로 이뤄진 쌍성계의 존재를 확인하고 블랙홀의 충돌과 합병 과정이라는 극적 현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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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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