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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新냉전> ⑩美전문가들 "한미일 단합이 중요…中 비협조땐 대가"(끝)

송고시간2016-02-1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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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인내는 날아갔다…금융제재로 김정은 '크레디트 카드' 빼앗아야"개성공단 가동중단 긍정평가…긴장 고조시 군사적 충돌 우려도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지금 한반도는 양 극단의 기류에 휘말리면서 거대한 불확실성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다"(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연구원)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이후 미국 워싱턴을 무대로 전개되는 한반도 정책논의의 무게추가 '강경론'으로 급속히 기울고 있다.

이념적 스펙트럼에 따라 압박론과 대화론이 어느 정도 병존해온 종전의 기류와는 달리 북한이 확실한 대가를 치르도록 한·미·일 공조와 국제사회의 단합을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가 압도하고 있다.

특히 현 국면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어떤 대응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제어할 수 있느냐, 마느냐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흔들림없는 압박공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북 제재에 비협조적인 중국의 '현상유지' 정책을 비판하면서 일정한 외교적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한·미·일 공조를 주축으로 강경하고 원칙적인 태도로 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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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연구원은 1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북한의 김정은이 너무 과도한 플레이를 했으며 그 결과로 동북아 정세에 비등점이 형성됐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한·미·일이 연합전선을 형성해 대응하는 것은 동북아 역학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닝 연구원은 "북한의 최근 도발행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문자 그대로 날려버렸다"며 "지금까지 대북제재와 압력이 북한의 행동을 바꾸지 못했지만 한·미·일이 공동 대응을 강화한다면 북한이 확실히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닝 연구원은 특히 이란식(式) 제재모델에 터잡은 '대북 봉쇄' 정책을 주장했다. 그는 "국제 금융시스템으로 북한을 고립시키고 김정은의 '크레디트 카드'를 빼앗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재를 확실히 강화해야만이 그 해제의 대가로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 가동의 중단과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유예) 조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도 '현상유지' 정책을 취하고 있다며 "어마어마한 전략적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미·일 안보협력이 가속화되고 이들 국가의 미사일 방어(MD) 체계가 강화되며 미·중관계에도 대립의 기류가 조성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번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현 국면을 '신 냉전'으로 규정하는 것은 힘들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한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갖는 함의를 이해하게 됐으며 이를 막는 행동을 결정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를 지낸 리비어 연구원은 특히 "한국과 미국은 이번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에 따라 북한이 반드시 고통스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새로운 결의를 다졌다"며 "양국은 행동을 통해서만 북한의 위협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비어 연구원은 "앞으로 수주간 미국과 동맹국들은 전례없는 압박조치를 취할 것이며 그 조치가 더 강력하고 국제사회가 더 단결할 수 있도록 북한의 판단 착오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어 연구원은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노력에 동참하지 않는 것은 매우 불행하다"며 "핵무장한 북한의 부상을 막는게 목표가 아니라 북한을 역내의 전략적 자산으로 삼겠다는 '본색'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아직 협조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면 그냥 놔두면 된다"며 "그러나 중국인들 스스로도 중국의 대북 지원이 중국의 명예와 안보에 얼마나 손상을 주는 것인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한·미·일은 이번에 '이빨'(강력한 제재효과)이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금융제재가 가장 가능한 옵션"이라고 밝혔다.

롬버그 연구원은 "누구도 한반도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대해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상시처럼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롬버그 연구원은 특히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도입 논의를 거론하며 "중국이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미국과 동맹들은 커지는 북한의 위협 앞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중단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리비어 연구원은 "힘들지만 필요한 조치였다"며 "만일 개성공단이 계속 가동되고 있었다면 한국이 국제사회에 대해 새로운 조치를 취하라는 주장을 펴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매년 1억2천만 달러가 북한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것도 큰 의미"라고 말했다.

롬버그 연구원은 "북한 경제에 결정타를 주지는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며 "북한 도발을 용납할 수 없다는 더욱 강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반도를 휘감고 있는 주변국들 사이의 새로운 긴장과 대립의 기류가 자칫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제재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지금 위험스러운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며 "아무런 대화채널 없이 역내 국가들이 핵실험을 하고 그에 대응해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오판과 긴장 고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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