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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시설 송환 안 돼" 호주병원, 1살 난민아기 퇴원 거부

송고시간2016-02-1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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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의 한 아동병원이 치료가 끝난 1살배기 난민 아기가 역외 난민시설로 되돌려 보내질 것을 우려해 퇴원시키기를 공식 거부하면서 호주의 난민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브리즈번에 있는 레이디 실렌토 아동병원은 화상 치료를 받은 한 생후 12개월 난민 여자아이를 "적절한 양육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퇴원시키지 않고 있다고 호주 언론들이 13일 보도했다.

이 아기는 호주 망명 희망자들을 가둬놓은 역외 나우루 수용시설의 텐트에서 부모와 지내던 중 엎질러진 뜨거운 물에 데여 지난달 말 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화상 치료는 끝나고 상태는 안정적이지만, 의료진이 아기를 퇴원시키지 않고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아동병원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 환자는 병원에 있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양육 환경이 확인됐을 때에만 퇴원할 수 있다"며 환자의 퇴원 시점은 전문 자격을 갖춘 의료진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 아기 환자는 지난해 중반 호주 내 수용시설에서 태어나 나우루로 옮겨진 아샤라는 이름의 아이로 전해졌다.

아기 엄마는 아기 곁에 있지만, 아빠는 인근 시설에서 보호를 받으며 매일 병원을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연방대법원이 지난 3일 망명 희망자의 역외시설 수용을 합법으로 판결하면서 현재 치료 등을 이유로 호주에 있는 어린이 70여명을 포함해 약 270명이 나우루와 파푸아뉴기니 마누스 섬으로 추방될 위기에 몰린 상태다.

이 판결에 대해 인권운동가와 일반 시민 등 많은 호주인은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잇따라 열어 정부의 난민정책을 비판하고 270명의 추방 집행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아동병원의 결정이 알려지자 약 50명의 시민이 12일 밤 병원 앞에 모여 환영의 뜻을 밝혔으며, 난민지원 단체는 13일에도 병원 앞에서 지지 집회를 열 예정이다.

12일 밤 병원 앞에 나온 엘렌 로버츠는 "의료진의 매우 용감한 태도를 지지하며, 연방정부의 바람보다는 아기의 최선의 이익 쪽을 택한 의료진을 칭찬하고 싶다"고 호주 ABC 방송에 말했다.

"난민시설 송환 안 돼" 호주병원, 1살 난민아기 퇴원 거부 - 2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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