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친딸 때려 숨지자 암매장 주부 5년만에 구속(종합2보)
송고시간2016-02-15 16:16
40대 가출 주부 지인들과 함께 폭행…작은딸은 학교에 안 보내
(고성=연합뉴스) 오태인 기자 = 남편과 불화로 가출한 40대 주부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7살 딸을 폭행해 숨지자 지인들과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사실이 5년만에 밝혀졌다.
이 주부는 또 작은딸은 초등학교에도 보내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 고성경찰서는 큰딸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상해치사·아동복지법 위반)로 박모(42·여)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또 시신유기를 도운 백모(42·여)·이모(45·여)씨도 구속하고 이 씨의 언니(50·여)를 불구속 입건했다.
박 씨는 큰딸 폭행 과정에서 테이프로 의자에 묶고 다음날 숨질 때까지 그 상태로 방치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집을 나온 박 씨는 2009년 1월부터 경기도 용인시 이 씨 아파트에서 살았다.
박 씨와 숨진 딸이 살았던 방 5개인 아파트에는 박 씨의 대학동기인 백 씨와 집주인 이 씨 등 세 가정 아이 6명과 어른 4명이 살았다.
박 씨는 2011년 10월 25일께 당시 7살인 큰딸이 이 씨 집 가구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베란다에 감금하고 30분간 회초리로 종아리와 허벅지를 마구 때렸다.
다음 날 오전에는 이 씨가 아이를 테이프로 의자에 묶고 30분간 더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아이를 잡으려면 제대로 잡아라"고 박 씨에게 말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는 자신의 아이가 의자에 묶여 맞고 있는 것을 보고도 출근했다.
이날 오후 박 씨는 이 씨로부터 "아이가 이상하다"는 말을 듣고 집에 들어와 확인해보니 딸이 숨져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박 씨 등은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베란다에 감금하고 식사를 하루 한 끼만 줬다.
큰딸 학대에는 시신 유기를 도운 공범들이 가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 씨와 백 씨는 학부모와 학습지 교사로 만난 사이로 박 씨 딸이 숨지자 폭행 등 범죄 사실을 숨기려고 암매장에 가담했다.
경찰은 또 백 씨 아들(11)도 베란다에 격리되는 등 학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피의자들은 평소에도 수시로 박 씨 큰딸과 백 씨 아들을 폭행하는 등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튀김 젓가락, 실로폰 채 등을 사용해 손바닥과 허벅지들을 마구 폭행한 것으로 드러냈다.
박 씨 큰딸이 숨지자 이들은 시신을 차에 이틀간 싣고 다니다 경기도 광주 야산에 암매장했다.
이들 범행은 장기결석아동 전수조사 과정에서 박 씨와 작은딸이 지난 1월 28일 천안시내 막걸리 공장 숙직실에서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박 씨 큰딸이 없어진 것을 수상히 여기고 수사에 나서 박 씨 진술이 계속 달리지는 점을 집중 추궁,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백 씨와 이 씨 자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지난 11일 이들을 검거했다.
암매장한 위치에 대해 이들은 "오래전 일이고 밤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설 전인 지난 5일 이후 박 씨 진술을 토대로 사체 암매장 장소로 추정되는 경기도 용인 등 10여곳에 대해 수색을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했다.
경찰은 암매장에 가담한 백 씨와 이 씨를 동행해 경기도 광주 인근 야산에서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 야산은 이 씨 시아버지 소유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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