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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지혜로 이끌어주는 한국불교의 전통 수행법"

송고시간2016-02-1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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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명상지도자협회, 첫 명상아카데미 대강좌 내달 개강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절에서 참선을 하다 보면 딴생각이 나고 졸립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한 군데를 응시하게 돼요. 초점의 변화가 무쌍하게 일어나는 게 느껴집니다. 눈 가는 데에 마음이 가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죠. 불교 경전에서는 이를 '심존목상'(心存目想)이라고 말합니다."

탄허 스님을 은사로 1959년 출가해 1988년 서울 강남구에 금강선원을 열어 참선과 명상 교육을 하고 있는 혜거 스님은 16일 종로구의 한 사찰음식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명상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해 2월 발족한 한국명상지도자협회가 오는 3월 9일 명상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시작하는 명상아카데미 대강좌를 알리려고 마련됐다.

국내 명상 관련 단체 21곳이 가입한 한국명상지도자협회에는 혜거 스님을 비롯해 '동사섭'(同事攝)이란 마음치유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용타 스님, 상담과 심리 치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경 스님, 불교계의 '힐링 멘토'로 꼽히는 마가 스님 등이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협회 이사장을 맡은 혜거 스님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한국화에 성공한 우리 불교는 고유한 수행 노하우가 있다"면서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자살률이 높은 한국사회에서 스님들의 전유물인 명상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혜거 스님은 "명상은 전문적 지식 없이 그냥 앉아만 있는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각종 명상 기법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에 부합하는 명상을 소개하겠다"고 강조했다.

명상의 효용에 대해 혜거 스님은 "아이들에게 연필로 동그라미를 그려 쳐다보라고 하면 집중력이 금세 향상된다"면서 "각종 경전을 읽은 스님도 선방에서 10년간 수행한 스님에게는 당해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 불교 명상과 일반 명상의 차이에 대해선 "일반 명상은 오관(눈·코·입·귀·눈썹)을 열도록 하지만, 불교 명상은 오관을 닫는 과정을 반복한다"면서 "일념(一念)이 지속되면 무념(無念)이 된다"고 말했다.

불교의 전통적인 수행법인 명상은 유럽과 북미에서는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요가나 단전호흡보다 즐기는 사람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간담회에 동석한 마가 스님은 "간화선과 목탁 하나로 2천년 가까이 이어온 한국불교가 다변화된 사회에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히말라야 등산도 가이드가 있어야 하듯, 명상도 밝은 스님과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인경 스님은 "불교 명상은 지혜, 도교 명상은 불로장생을 위해 하는 것"이라며 "현대사회에는 심신의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많은 만큼 명상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협회가 개설한 첫 번째 명상아카데미 대강좌는 5월 21일까지 금강선원과 서울 중구 행불선원에서 진행되며, 강의 내용은 감정 조절을 위한 호흡명상, 자비 명상, 간화선 등이다.

협회는 소속 단체에서의 별도 교육과 명상아카데미 대강좌 수강, 워크숍 참여 등을 합쳐 460시간 이상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 전문지도사 자격증을 수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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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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