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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교실' 성숙하고 교육적인 해법 찾아야"

송고시간2016-02-17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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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교실' 존치 주장 김종천 '416기억저장소' 사무국장

(안산=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지금 세월호 존치교실을 없애는 것이 능사인지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사람들이 모인 '416 기억저장소'의 김종천 사무국장(44)은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 존치 논란이 가열되는 상황을 매우 곤혹스러워했다.

그는 17일 "교실 존치가 신입생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지만, 사실 교실 존치는 부차적인 문제"라며 "어떻게 세월호 사건을 마무리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연구하려는 자세가 아쉽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지난해 9월 교실을 새로 짓자고도 했고, 1년 만이라도 신입생 수를 줄여 새로운 방법을 찾아보자고도 했지만 정부나 교육 당국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았고,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기억교실' 성숙하고 교육적인 해법 찾아야" - 2

그는 지금 상황에서 기억교실을 없애서는 안 되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기억교실을 없애라는 건 유가족들이 포기하라는 것과 같고, 그렇게 되면 그들이 또 한 번 피해자가 되고 상처받는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그렇게 쫓겨나듯 교실을 내주면, 재학생 또는 신입생들이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겠느냐"며 "재학생들이나 신입생들에게, 그렇게 물려받은 교실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용할 수 있겠느냐고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이런 식으로 문제를 마무리하는 것은 교육적이지 않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어른들이 차분히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푸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시간에 쫓기다 유가족들에게 양보하고 포기하라며 윽박지르는 상황을 아이들이 보고 있다"며 "누군가 상처받고 억울한 상황이 없도록,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금 상황에서 유가족들이나 기억저장소 측에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지금 우리나 유가족들이 무슨 이야기를 해도, 어떤 행동을 해도, 비난을 사고 원망을 듣는 상황"이라며 "그저 시간을 더 갖고 더 성숙하고 교육적인 방법으로 세월호 사건을 마무리하자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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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장이나 교육감 등에게 중재를 요청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일방적 양보를 요구하고 포기를 종용하는 방법이 아니라, 더 낳은 사회를 만들고 더 수준 높은 교육을 위한 길을 제시해 준다면 누구든 환영한다"고 밝혔다.

단원고 부근에 있는 기억저장소는 세월호참사시민기록위원회(안산)와 세월호추모기록 자원봉사단(서울),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중심네트워크(팽목항) 등 세월호 사건 일지를 기록하고 관련 자료를 모으는 '기록 그룹' 세 개가 합쳐져 2014년 8월 임의단체로 설립됐다.

보증금 등 사무실 마련 비용은 아름다운재단에서 대줬고 부대 비용은 약 500명의 후원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마련해 충당한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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