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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중국 될까"…베트남 증시 들여다보니

송고시간2016-02-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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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성장 스토리 유효"…미국 금리 인상·정권 교체 등은 변수

(하노이=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작년 10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될 때 최대 수혜국으로 꼽힌 건 다름 아닌 베트남이었다.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과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 지리적 위치 등이 맞물려 베트남의 세계 생산기지화가 가속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연초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하고 있으나, 투자자들 사이에서 베트남이 중국의 뒤를 잇는 새로운 고성장 국가로 부각되는 '장기 성장 스토리'가 완성될지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투자증권과 베트남 국가증권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베트남 VN지수는 6.1% 상승했다. 4년째 강세장을 이어갔지만, 2012년 17.7%, 2013년 22.0%, 2014년 8.1% 등을 감안하면 상승세는 둔화했다.

올해 들어서는 외국인 순매도 전환 등으로 6%가량 하락하며 주변 증시보다 상대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는 베트남 증시의 장기 성장성이 훼손됐다기보다는 미국 금리 인상 이슈 등으로 글로벌 전반적으로 신흥시장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진 탓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부 방 베트남 국가증권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19일 하노이 현지에서 연 간담회에서 "외국인직접투자(FDI) 자금은 들어오고 있으나, 간접투자 자금이 약간 빠져나가는 상황인데, 이는 내부 요인이 아니라 미국 금리 인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베트남에서 외국인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규모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년 베트남에 유입된 FDI 자금은 230억 달러로, 2014년보다 1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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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후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는 데다 최근 부동산 경기 회복과 외국인 부동산 보유 규제 완화를 겨냥해 건설업으로도 해외 투자자금이 속속 유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에선 '무역 흑자 전환, FDI 급증→국제수지 개선→환율 안정→수입 물가와 인플레이션 하락'의 선순환이 형성된 상태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베트남이 새로운 글로벌 생산기지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수출 경기 역시 크게 호전되고 있다. 베트남의 구조적인 성장 스토리가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추세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GDP 성장률은 작년에 6.7%로 정부 목표치인 6.2%를 웃돌았고 올해 역시 정부가 목표한 6.7%와 비슷한 6% 중후반대로 전망된다. 기업 실적 개선 추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정부는 2012년 이후 정책 기조를 과열 억제에서 부양으로 전환했으며, 통화 완화 등을 통해 부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외국인 지분 한도 상향 조정 확대, 국영기업의 기업공개(IPO) 추진과 정부의 국영기업 보유 지분 매각 등 자본시장 선진화 조치도 추진할 예정이다.

결제일 단축, 일중재매매 허용, 파생상품시장 개설, 외국인투자절차 간소화 등의 제도 개선도 예정돼 있어 증시에 커다란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이달 현재 베트남 VN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2.3배로 작년 13.6배보다 낮아졌다. 태국(13.2배)과 필리핀(16.4배) 등 주변 증시와 비교해도 여전히 저평가 상태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VN지수는 '상저하고'의 흐름이 예상되며 추가 하락보다 상승 여지가 크다"며 "미국 기준금리, 중국 환율, 외국인 매매, 정치·제도 변화 일정이 주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슈는 베트남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에 위험 자산 회피 현상으로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정권 교체도 증시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베트남은 최근 12회 공산당 전국인민대회를 열고 차기 정치 지도부를 선출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조직은 오는 5월22일 선거로 구성될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준될 예정이다. 정부 조직 개편이 마무리될 때까지 주요 정책의 결정과 집행은 중단되거나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윤항진 연구원은 "외국인 지분 확대 등의 구체적인 정책은 국회의원 선거, 새 정부 내각 출범 이후에 확정, 발표될 것이며 그때까지 내부 모멘텀은 약할 것"이라며 "증시는 하반기에는 대내외 여건이 개선되면 상승 추세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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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베트남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 온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20일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베트남은 세계에서 가장 꾸준히 높은 성장을 보이는 나라인 만큼 분명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가치가 있다"며 "투자해 놓으면 성장하는 만큼 성과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단기적으로는 신흥시장의 환율이 약세로 갈 가능성이 있어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아직 규모가 작고 변동성이 큰 초기 시장인 만큼 투자자들도 자산 일부만 투자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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