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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우익교과서, 채택 설문 조작의혹…'지지한다'에 중복 답변"

송고시간2016-02-2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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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시 올해 첫 도입…교도통신 "부동산회사, 직원 동원"설문결과, 교과서 채택 심의서 참고 자료로 소개…공정성 논란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올해부터 채택률이 늘어난 우익 성향의 일본 중학교 교과서와 관련해 교육위원회에 제출된 설문지가 조직적으로 중복해 작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설문 결과는 교과서 채택 심의에서 소개됐으며 중복으로 작성된 설문지는 이 교과서를 지지한다는 취지여서 채택 결과 논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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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오사카(大阪)시 교육위원회가 작년 8월 중학교 사회 교과서 채택에 참고하기 위해 보호자를 상대로 벌인 무기명 설문조사 중 이쿠호샤(育鵬社)의 교재를 지지한다는 반응을 보인 답변을 1명이 10장 이상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이쿠호샤의 역사 교재는 과거에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자존자위' 전쟁으로 규정하고 '대동아전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면서 이를 옹호하는 세력의 움직임을 상세히 소개하는 등 우익적 시각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시민단체의 청구로 공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쿠호샤 외에 다른 출판사 교재는 '자학사관(自虐史觀)으로 넘친다'는 등 같은 내용을 적은 유사한 필체의 설문지가 10장 이상 발견됐다.

이런 사례는 적어도 8건이 확인됐으며 설문지 수로 따지면 모두 118장이라고 교도는 전했다.

관계자는 오사카부(大阪府) 남부에 있는 한 부동산회사가 사장 명의로 종업원에게 이쿠호샤를 지지하는 내용의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이 업체가 교과서 전시장에 있는 설문지를 회사로 가져와 보관하기도 했고 동일한 종업원인 전시장 여러 곳에 설문지를 제출했다고 이 회사의 조직적 연루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이 부동산회사의 재일 한국인 여성종업원은 차별적 표현이 담긴 사내 문서가 배포되고 이쿠호샤 교과서 채택 추진 운동에 참가하라는 요구 때문에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현재 법원이 심리 중이다.

오사카 시 교육위원회 담당자는 "동원이 사실이라면 공평공정의 관점에서 문제라는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다. 개선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동산회사의 소송 대리인은 설문지에 관해 "강제가 아니고 부적절하다는 인식은 없다. 동원이나 촉구는 다른 단체에도 있다"고 반응했다.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설문지는 오사카 시내 33곳에 설치된 교과서 전시장에 배치됐으며 2천604명이 응답했다.

이쿠호샤 교재에 관한 설문지 가운데 긍정적 의견은 약 7할(779건)이고 부정적 의견은 3할(374건)인 것으로 교과서 채택 심의 때 소개됐다.

오사카시 교육위원회는 2016∼2019년도에 사용할 역사·공민(사회) 교과서로 이쿠호샤 교과서를 처음으로 채택했으며 이에 따라 시내 192개 중학교에서 4년간 약 7천600명이 이쿠호샤 교재로 수업을 듣는다.

문부과학성의 집계에 따르면 이쿠호샤 교과서의 2015년도 전국 점유율은 3.9%에 불과했으나 금년도에는 6.3%로 상승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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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출판사가 자사 책 채택률을 높이고자 일선 학교 관계자에게 검정 중인 교재를 보여주는 등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를 했다며 앞서 제기된 의혹에 이쿠호샤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이쿠호샤가 교과서를 보여준 교원 35명 가운데 교과서 채택 권한을 지닌 교육장이 6명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 6개 시에서 이쿠호샤 교과서가 실제로 채택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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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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