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교실 갈등 "파국 아닌 대화로"…해결 실마리

(안산=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안산 단원고등학교 '존치교실' 갈등을 사회적 합의로 해결하려고 종교계가 중재에 나섰다.

이에 따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이 사용하던 교실 존치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대화로 풀릴지 주목된다.

경기도교육청은 28일 안산교육지원청에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중재로 교육청, 학교, 재학생 학부모, 416가족협의회 측이 만나 단원고 정상화 문제를 논의한 결과, 갈등과 파국으로 가지 않고 서로 이해와 소통 속에 사회적 합의로 교실 문제 등을 해결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협의에는 김광준 KCRP 사무총장(성공회 신부) 주재로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 단원고 학부모협의회 장기 학교운영위원장, 단원고 양동영 교감, 4.16연대 상임위원 박승렬 목사, 도교육청 김거성 감사관과 김동민 정책보좌 장학관 등 16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는 KCRP(대표회장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가 416연대와 도교육청의 사회적 중재 요청에 응해 지난 27일 유가족과 학부모협의회를 연이어 만나 협의에 나설 것을 제안해 성사됐다.

KCRP는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천주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을 회원종단으로 구성된 한국종교계의 공식 연대협력기구다.

당사자 측은 28일 1차 협의에서 5시간 가까운 논의를 통해 단원고 정상화와 관련한 여러 의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앞으로 협의 일정 등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솔직하게 소통하고 상호존중하며 만장일치로 합의한다는 원칙에 합의하고 결과 정리와 공유를 위해 양덕창 KCRP 중앙위원을 서기로 선출했다고 도교육청은 전했다.

이날 논의에서 4·16교육체제에 따른 공교육의 변화 과정에 416가족협의회는 물론 단원고 교사와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단원고 발전방안에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했다.

문제를 조기 해결하기 위해 각 참여주체가 차기 의회에 대안을 마련·제출하기로 했다. 2차 협의회는 내부 논의를 거쳐 3월 2일 오후 4시 열기로 했다.

특히 이날 입학식에 416가족협의회와 단원고학부모협의회 양측 대표가 참여해 신입생을 포함한 재학생과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논의 결과를 기다릴 수 있게 공동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에 따라 교실을 재학생들에게 돌려주지 않으면 입학식 당일 정문을 폐쇄하겠다고 예고한 재학생 학부모들의 집단행동은 일단 유보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이재정 교육감은 새 학기 학교교육 정상화 지원을 위한 현장 방문 일정의 하나로 이날 오전 8시 30분 단원고를 방문해 교직원들을 만난다.

1차 협의회를 주재한 김광준 KCRP 사무총장은 "김영주 대표회장을 비롯한 종단 대표들이 지난 27일 유가족과 재학생 학부모들을 만나 안타까운 형편에 대해 듣고 공감했고 파국이 아닌 상호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며 "대화를 거듭하면 서로 조율된 사회적 합의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도교육청은 이를 "해결 방향을 잡고 실마리를 찾은 것"이라고 보고 있어 후속 협의에서 구체적인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14년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10개 교실에 대해 416가족협의회는 존치를 고수했고, 단원고 학부모회는 이제는 재학생들에게 돌려달라고 요구해왔다.

이런 가운데 신입생 입학이 임박해 교실이 부족하자 단원고는 교장실을 컨테이너로 옮기고 교감실, 교무실, 특별교실 등을 일반교실로 바꾸는 내부공사를 진행 중이다.

ktkim@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6/02/29 13:5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