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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왕궁리 오층석탑서 나온 금강경판은 순금일까

송고시간2016-03-0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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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展…과학으로 분석한 문화재를 만나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지난 1965년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사리장엄구가 발견됐다.

사리장엄구는 광배와 대좌가 있는 청동여래입상과 불교 의식에서 쓰는 청동 요령(搖鈴), 마개가 덮인 녹색 유리 사리병, 금강경의 내용을 금판 19장에 새긴 금강경판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 유물은 국보로 지정됐는데, 그중 가로 17.8㎝, 세로 14.8㎝, 두께 0.15㎝ 크기의 금강경판은 육안상 재질이 순금이다.

하지만 2006년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는 성분 분석을 시행해 은판 위에 금을 도금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서 나온 금강경판은 순금일까 - 3

국립중앙박물관이 오는 8일부터 5월 8일까지 특별전시실에서 여는 '보존과학, 우리 문화재를 지키다'전에는 이처럼 보존과학으로 분석한 다양한 문화재가 공개된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 설립 40주년을 맞아 기획됐다. 1976년 확대경과 핀셋, 샘플용 접착제만 갖추고 인원 2명으로 출발한 보존과학부가 그간 이룩한 성과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전시는 크게 3부로 나뉘지만, 1부 '우리 문화재의 재료와 기술을 보다'와 2부 '병든 문화재를 치료하다'가 특히 눈길을 끈다.

1부는 1990년대 이후 도입한 과학기술이 문화재 보존과학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다. 특히 X선, 적외선, 자외선 등 빛을 이용한 장비를 통해 새롭게 밝혀낸 역사적 사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 나온 '최치원 진영(眞影)'은 2009년 X선 조사로 그림의 정보를 기록한 화기(畵記)의 존재와 후대에 덧칠한 부분의 안쪽에 그려져 있던 동자승이 확인됐다.

보존과학부 분석을 통해 이 그림은 1793년 하동 쌍계사에서 제작됐고, 동자승을 없애기 위해 덧칠한 부분의 안료가 진영의 안료와 같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진영이 완성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유학자들이 불교 색채를 지우려고 그림을 고의로 수정했다는 추정을 낳았다.

또 X선 투과조사로 균열과 손상 상태를 파악해 보존처리를 마친 다뉴세문경(多紐細文鏡),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해태 모양의 내기(內器)와 이를 둘러싸고 있는 외기(外器)의 구조를 알아낸 매화 새 용무늬 연적의 분석 자료를 살필 수 있다.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서 나온 금강경판은 순금일까 - 2

2부는 '보존처리'라는 문화재 치료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유물을 소개한다.

박물관이 1998년 기증받았을 때는 녹으로 덮여 있고 분리돼 있었으나 원형에 가깝게 복원한 금동관이 보존처리 중인 또 다른 금동관과 나란히 전시된다.

이외에도 1964년 충남 부여 금강사 절터에서 출토한 조각 660여 개를 붙여 보존처리를 마친 큰항아리, 박물관이 약 90년간 보관하다 파편 90여 개를 끼워 맞춰 복원한 석조 불상도 선보인다.

마지막 3부 '문화재의 생명을 연장하다'는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박물관 환경관리의 현황을 정리했다.

한편 전시장 한쪽에는 보존처리실이 마련돼 연구사들이 유물을 수리하는 과정을 유리창 너머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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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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