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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미얀마 차기 대통령요? 수치 여사만 알고 있겠죠"

송고시간2016-03-09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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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피도=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 것 같으냐구요? 수치 여사만이 알겠죠"

미얀마의 차기 대통령 후보 등록 마감과 투표를 이틀 앞둔 8일 저녁.

미얀마 수도인 네피도에서 만난 사람들은 민주화 영웅 아웅산 수치를 대신해 문민정부를 이끌어갈 차기 대통령 후보에 대해 한결같이 이런 답을 내놓았다.

네피도 공항에서 기자를 태운 운전기사 또 땃 루인(22)씨는 "마음 같아서는 수치 여사가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 하지만 군부가 만들어 놓은 헌법 규정 때문에 그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니 답답하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왜 수치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그는 "영웅이니까"라는 답을 내놓았다.

공항에서 북쪽으로 40여 분을 달려 도착한 오타 티리(Ottar Thiri)의 수치 여사 자택.

오후 8시를 갓 넘긴 시각인데도 캄캄한 거리에 인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굳게 닫힌 철문과 담벼락 위로 촘촘하게 처진 철조망만이 기자를 반겼다. 대선을 이틀 앞둔 최대정당 총재의 집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고요했다.

수치 여사의 집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서 만난 키에 몸 밋(53)씨는 "지난 주말에 사람들이 많이 다녀간 이후로는 조용하다. 대통령 후보 결정이 끝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 같은지를 묻는 기자에게 손사래를 치며 "수치 여사만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수치가 선택한 사람이면 누구든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는 어김없이 "영웅 수치"라는 답이 돌아왔다.

미얀마 의회는 오는 10일 대선후보 등록을 마감하고, 이어 664명의 상하원 의원이 참여하는 투표를 통해 차기 대통령을 선출한다.

후보 등록 마감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았지만 수치 측이 굳게 입을 닫으면서, '수치의 사람들'을 놓고 퍼즐 맞추기 식 하마평만 무성하다.

수치의 영국 옥스퍼드 대학 동문으로 '수치의 오른팔', '수치의 운전기사'라고도 불리는 흐틴 키야우(70), 군의관과 보건부 공무원을 거쳐 수치의 주치의 역할을 했던 미오 아웅(65) 등이 하마평의 중심에 선 인사들이다.

또 수치의 15년 가택연금 기간 주치의로 동고동락한 틴 미오 윈(64), 지난 5년간 수치를 누구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챙겨온 여성 보좌관 틴 마 아웅 등도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군에 들어 있다.

미얀마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수치 여사가 지난 6일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중앙집행위원들을 자택으로 불러 차기 정부 구성 문제를 결정지었다고 전했다.

대통령과 부통령 1명 등을 추천할 수 있는 수치 여사의 NLD가 부통령 자리를 소수민족정당에 주기로 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수치를 대신해 국정을 이끌어갈 최고 지도자의 윤곽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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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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