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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전방위 대북제재에 중국내 북한식당도 '직격탄'

송고시간2016-03-0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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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보다 종업원이 더 많아…"안보리 제재 알고 있느냐" 물음에 경계감연 1억 달러 벌어들이는 北정권 외화벌이 창구…"상당한 타격 예상"

(선양·베이징=연합뉴스) 홍창진 이준삼 특파원 =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국과 국제사회의 전방위적인 대북제재에 중국 곳곳에 있는 북한식당까지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9일 정오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시타제(西塔街) 일대에 있는 북한식당. 평소 점심 때가 되면 한국인 손님과 북한을 오가는 무역상으로 붐비는 곳이지만 이날은 너무나 한산했다.

기자가 안으로 들어서자 한복을 입은 여종업원 10여 명이 한꺼번에 평안도식 억양으로 "어서 오세요"라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복도 양쪽으로 배치된 식탁과 룸 형식의 작은 방들이 보였지만,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

한 종업원은 왜 이렇게 썰렁하냐는 물음에 "요즘 별로 없다"고 대답했다.
혹시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엔 입을 닫았다.

이 식당 건너편에 있는 또 다른 북한식당 출입구에는 아예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식당 바로 옆 슈퍼마켓 주인 허(何)모 씨는 "최근 조선(북한)의 도발 여파로 조선 식당을 찾는 손님이 없어 며칠째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썰렁하기는 수도 베이징(北京) 도심에 있는 북한의 한 고급 한식당도 마찬가지였다.

손님들로 한창 붐빌 시간이었지만, 식당 안은 썰렁했다. 10개 안팎의 테이블이 있었지만, 손님은 딱 두 팀에 불과했다. 룸 형식의 작은방도 많이 있었지만, 손님은 없는 듯 보였다.

스피커에서 나지막하게 흘러나오는 북한노래가 썰렁함을 더했다.

이 식당은 베이징에 있는 북한식당 중에서도 '비싸다'는 소문이 나있지만, 북한음식과 공연을 경험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한 여성 종업원은 "공연도 하느냐"는 질문에 "가격은 1천500위안(약 28만 원)이고 20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한국인들에게 북한식당 이용을 자제하라는 방침을 발표했다.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경계하는 빛도 드러냈다.

이들에게 '한국기자'라는 신분은 밝히지 않았다.

북한의 각 기관과 중국자본의 합작 형식으로 운영되는 북한식당은 북한의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 가운데 하나다. 베이징에만도 줄잡아 수십 개가 성업 중이고 중국 전역에 수백 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정찰총국 등 북한 군부와 노동당이 배후에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면서 북한 식당은 북한정권 유지와 핵개발 자금을 조달하는 곳이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미국의 보수성향 온라인 매체인 워싱턴프리비컨(WFB)은 2013년 보도에서 북한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음식점 60곳을 통해 매년 1억 달러 이상의 경화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베이징 대북소식통들은 대북제재 국면이후 북한식당을 찾은 한국인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중국히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북한식당의 각종 불법·탈법 행위에 대한 단속이 강화하면 더욱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정부는 전날 독자적인 대북제재 조치를 발표하면서 우리 국민이나 재외 동포를 상대로 해외에 있는 북한식당 등 북한 관련 영리시설에 대한 이용을 자제하도록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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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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