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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가정 '의료비 재난' 겪을 위험, 비장애인의 2배

송고시간2016-03-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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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식구 중 장애인이 1명 이상 있는 가정은 의료비 지출로 '재난적 상황'을 맞이하는 경우가 비장애인 가정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득 차이 등 외부적인 요소를 모두 제거해도 장애인 가정은 재난적 의료비 지출을 겪을 위험이 비장애인 가정보다 30% 이상 높았다.

양은주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신형익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등은 한국의료패널의 2010년 연간 데이터와 2011년 소비지출 데이터를 종합해 5천610가구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본인 부담 의료비(건강보험료+법정급여 본인부담금+비급여 본인부담금)가 연간 가구 지출의 40%가 넘는 경우를 '재난적 의료비'로 규정한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장애인 가정 가운데 '재난적 의료비'로 고통받는 가정의 비율은 11.5%에 달했다. 장애인 가정 9곳 중 한 곳은 의료비 지출이 전체 지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 부닥쳐 있다는 의미다.

비장애인 가정은 이 비율이 5.1%에 그쳤다. 전체 가구 평균은 6.0%였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비교했을 때 임금이 낮은 직장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고, 장애 때문에 추가 비용을 들여야 하는 사례도 많아 빈곤에 취약하다.

대중교통 등을 타고 병원까지 이동하기가 비장애인보다 어려워 통원치료보다는 입원을 선택해야 하는 때도 잦다.

이런 모든 환경이 장애인의 의료비 부담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이런 외부 요소들을 모두 제거하고 오로지 가정에 장애인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재난적 의료비로 고통받을 위험이 비장애인 가정의 1.336배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논문의 주저자인 신형익 교수는 "희귀·난치성 질환은 의료비 본인부담금을 많이 낮춰 혜택을 주고 있지만 장애인에게는 그런 혜택이 없다"며 "장애인이 재난적 의료비 상황을 겪는다는 사실이 입증됐으니 이를 근거로 장애인의 본인부담금을 낮추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난적 의료비 상황을 겪게 하는 다른 요소 중에는 '소득 수준'의 영향이 가장 컸다.

조사 대상자의 소득을 5분위로 나눠 분석한 결과, 소득이 낮은 1분위 가정에서 '재난적 의료비'를 겪을 위험은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 가정의 5.56배에 달했다.

또 가정에 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 재난적 의료비로 고통받을 위험이 2.3배로 높았고, 가장이 65세 이상 고령인 경우에도 이 위험도가 그렇지 않은 가정보다 2.1배나 컸다.

장애인가정 '의료비 재난' 겪을 위험, 비장애인의 2배 - 2

junm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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