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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대국> '알파고 아버지' 허사비스는 왜 바둑에 매료됐나

송고시간2016-03-1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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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의료·로봇·스마트폰에 활용 계획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이세돌9단을 상대로 파죽의 2연승을 거둔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를 개발해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

그는 왜 인공지능을 개발하면서 바둑을 전면에 내세웠을까.

잘 알려진 대로 허사비스는 13세 때 세계 유소년 체스 2위에 오르며 일찌감치 '체스 천재'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15세 때 고교 과정을 마쳤고 17세에는 수백만 개의 판매고를 올린 시뮬레이션 게임 '테마파크'를 개발했으며, 10대부터 20대 초반까지 이미 다섯 차례 세계 게임 챔피언 자리에 오른 유명한 선수이자 게임 개발자였다.

그런 그가 다른 게임을 뒤로하고 바둑에 관심을 둔건 바둑이 인공지능의 한계를 시험하기에 좋았기 때문이다.

그는 체스 기사였던 어린 시절 이미 바둑을 접했고, 케임브리지대에서 컴퓨터공학을 배우면서 대학 동문이자 훗날 알파고 개발을 총괄하게 되는 데이비드 실버에게 바둑을 가르쳤다.

당시 두사람은 '바둑을 컴퓨터에 가르쳐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 구상이 바로 알파고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학습 알고리즘에 관심이 있었던 허사비스는 바둑을 두는 인공지능을 만들려면 '직관적인 알고리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반면 이미 솔루션 프로그래밍이 가능했던 체스는 허사비스에게 어떤 흥미도 끌지 못했다.

그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첫번째 대결이 끝나고 한국 대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바둑은 매우 아름답고 우아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알파고가 바둑경기를 벌이는 상황은 우리의 20년 꿈을 이룬 것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허사비스는 33세 때인 2009년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 인지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뇌를 모방한 컴퓨터 시스템인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이듬해 딥마인드를 창업했다. 딥마인드는 3년 뒤 구글에 인수된다.

허사비스는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은 경우의 수를 가진 바둑을 이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딥러닝'을 활용한다.

알파고는 프로기사의 기보 16만 개를 5주 만에 학습하는데, 사람이 1년 동안 공부하는 기보의 수를 1천 개라고 해도 인간이 평생 학습할 수 없는 수의 공부량이다

이후 자기 학습을 통해 프로기사의 관점으로 바둑의 탐색 범위를 줄여나가기 시작한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을 꺾고, 5개월 후 세계 최강 이세돌 9단을 상대로 2승을 챙겼다.

지금 허사비스의 눈은 바둑 너머에 있다. 허사비스는 대국이 진행되는 동안 알파고로 대표되는 딥마인드의 AI 프로젝트를 바둑에 그치지 않고 의료와 로봇, 스마트폰에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번 밝혔다.

그는 "인간 전문가들과 과학자들이 AI를 활용해 방대한 자료의 구조를 찾아내고 획기적인 진전을 이뤄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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