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세기의 대국> IT업계 "알파고, 바둑의 고정관념 틀 깨"

송고시간2016-03-12 18:03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새로운 정석 제시…바둑계 큰 변화 예상

영상 기사 이세돌 또 불계패…알파고 3연승으로 '세기의 대국' 완승
이세돌 또 불계패…알파고 3연승으로 '세기의 대국' 완승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면서 '알파고 바둑'이 기존 바둑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일 바둑계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알파고가 기존 바둑 이론에서 실수로 여겨지는 수(手) 또는 검토 대상이 되지 않던 수를 두고도 승리하면서 알파고가 새로운 바둑의 정석을 제시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알파고가 인간 최고수보다 훨씬 깊은 수읽기와 집계산 능력을 보연준데 따른 것이다.

프로 6단이기도 한 김찬우 AI바둑 대표는 "이번 대국은 프로 기사나 바둑계가 앞으로 연구를 많이 하고 이를 통해 바둑을 한 단계 발전시켜야 할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파고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딥러닝을 통해 바둑의 원리를 깨우쳐서 그 원리대로 두고 있는 것"이라며 "알파고는 그동안 틀에 묶여 있던 것, 고정관념이 있던 것을 벗어난 바둑을 뒀다"고 말했다.

이미 알려진 바둑의 원리들이지만 실제 그에 따라 수를 계산하고 충실히 실천하긴 어려웠는데 알파고는 막강한 연산능력을 바탕으로 원리에 더 충실한 바둑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세기의 대국> 대국 해설하는 이현욱 8단

<세기의 대국> 대국 해설하는 이현욱 8단

프로 기사 이다혜 4단은 "우리가 갖고 있던 바둑에 대한 개념이 있었는데 알파고는 이를 파괴하고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특정 형국에서 정수라고 알고 있던 것과는 또 다른 수를 알파고가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4단은 "기존의 프로 기사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수를 제안한 것처럼 느껴진다"며 "앞으로 알파고의 바둑을 더 많이 볼 수 있다면 패턴이나 알고리즘, 생각하는 방식 등을 파악할 수 있고, 알파고 바둑의 약점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러려면 5번의 대국만으로는 부족하고 훨씬 더 많은 알파고의 바둑을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는 "알파고 바둑으로 인해 굉장한 변화가 올 것이다. 바둑 이론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창호 9단이 등장하면서 바둑의 패러다임이 '결국 계산 잘하는 사람이 이긴다'는 쪽으로 바뀌었는데 그보다 계산을 더 잘하는 게 알파고"라며 "프로 기사들이 3∼4가지 수밖에 없다고 보는 상황에서 알파고는 다른 수를 찾아냈는데 이런 부분을 앞으로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원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알파고도 사실은 바둑의 모든 수를 다 계산하지는 못한다. 그것은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다. 그물로 비유하자면 이세돌의 그물보다 알파고의 바둑이 더 촘촘할 뿐"이라고 말했다.

안 선임연구원은 "알파고가 보지 못한 수를 사람이 발견한다면 당연히 이길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isyphe@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