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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정보당국 '북핵 소형화' 잇단 주장에도 "아직 아니다" 반복

송고시간2016-03-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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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전된 평가 내놓지 못해…北 '기폭장치 추정체' 분석 못한 듯

北, ICBM용 '핵탄두 기폭장치 추정 물체' 사진 공개

北, ICBM용 '핵탄두 기폭장치 추정 물체' 사진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 군 정보당국은 북한이 소형화된 핵무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 핵무기 능력을 수십 년째 추적 분석해온 군 정보당국의 주장과 미국 싱크탱크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림에 따라 마치 한미 간 북한 핵무기 능력 평가에 엇박자가 나는 게 아니냐는 인식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정보당국은 14일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만 소형화된 핵탄두는 확보했다고 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보당국은 이런 평가가 한미 정보당국 간의 기본적인 인식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주와 고공에서 운영 중인 첨단 정보수집 장비를 통한 시긴트(SIGINT·신호감청)와 북한 내부 소식통을 활용하는 휴민트(HUMINT·인적첩보) 등 막강한 대북 정보력을 갖춘 정보당국의 북한 핵 능력 평가는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이후 거의 달라지지 않고 있다.

1차 핵실험 이후 지난 1월 4차 핵실험까지 10년간 달라진 점은 "북한의 소형화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라는 것뿐이다. 이런 평가는 우리 국방부가 2014년 발간한 국방백서에서도 나타난다.

정보당국이 이보다 더욱 진전된 평가를 내놓지 못한 가운데 북한은 지난 9일 핵폭탄 기폭장치로 추정되는 구(球)형 물체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핵무기 소형화, 규격화를 달성했다고 주장한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당국은 이 사진에 나타난 구형 물체가 실물 또는 모형인지에 대해 아직 정확한 분석을 끝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가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뢰회복 기로에 선 국방부

신뢰회복 기로에 선 국방부

하지만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은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를 완성했을 것이라는데 더 가중치를 두고 있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비확산센터(CNS) 소장은 11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재진입체를 아직 실험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믿을 만한 재진입체 디자인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라며 "핵탄두를 지름 60cm, 200∼300kg 정도로 소형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표적 핵 전문가로 꼽히는 루이스 소장은 구형 물체 사진이 공개됐을 때도 "핵무기에 장착할 수 있는 규격과 특징을 갖춘 완전히 그럴듯한 모형"이라고평가하기도 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도 12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주장을 과장으로 일축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북한이 핵탄두 개발의 전형적인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면서 "핵탄두 개발 의지를 갖고 있는 국가라면 설계를 거쳐 각 부품을 끼워 넣는 실물 모형(mockup)을 제작하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한 핵의 소형화에 대한 한미 정보당국의 태도가 지나치게 느긋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최소한 북한 핵무기 소형화에 대한 정보당국의 평가를 믿게 하려면 북측이 이번에 공개한 구형 물체에 대한 분석 결과라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 한 장에서 모든 정보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면서 "시긴트와 휴민트 등의 수단을 이용해 관련 정보를 추적해 나가면서보완하는 작업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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