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으로 혈당 측정·조절하는 그래핀 전자피부 개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피부에 붙이면 땀으로 혈당을 측정하고 자동으로 혈당 조절까지 해주는 그래핀 전자피부를 개발했다.

김대형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그래핀 복합체로 혈당을 진단할 수 있는 전기화학센서와 약물을 넣을 수 있는 미세약물침을 구현해 혈당을 측정하고 동시에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당뇨패치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세계 인구의 9%인 6억명 정도가 당뇨를 앓고 있으며 국내에도 인구의 6%인 약 3백만명이 당뇨 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 환자는 매일 수차례 피부에 바늘을 찔러 혈당을 측정하고, 혈당이 높으면 인슐린을 주사해 혈당을 조절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피부가 당뇨패치로 상용화되면 패치가 알아서 혈당을 측정하고 약물을 넣기 때문에 환자의 고통과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투명한 그물망 구조의 금박 위에 금으로 도핑(소량의 불순물을 첨가하는 공정)한 그래핀을 붙였다. 그래핀은 기계적인 변형에 잘 견딜 수 있어 피부에 붙여도 손상이 없는 데다, 투명해서 보기에 좋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핀 위에 피부에서 흘러나오는 땀속 당함량과 온도, 습도, 산성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결합했다.

이 센서에서 측정한 값을 이용하면 혈액에 있는 혈당을 추정할 수 있다. 피를 흘리지 않고도 혈당치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센서가 쓰는 전력은 허리 등에 다른 기기를 착용해 유선으로 공급받는다.

연구팀은 센서 오른쪽에 혈당을 조절하는 약물(매트포민·Metformin)을 담은 미세약물침과 온도센서, 전기히터를 모은 약물시스템을 추가했다.

센서가 혈당이 높다는 것을 감지하면 약물시스템에 있는 히터가 켜져 온도를 높이고, 온도가 42도가 되면 약물침의 바늘을 막고 있는 코팅이 녹아 피부 속으로 약물이 들어가게 된다.

미세침을 이용한 만큼 일반 주사를 맞을 때 같은 통증이 없는 것이 이 약물시스템의 장점 중 하나다.

연구팀이 당뇨병에 걸린 실험용 생쥐에 전자피부를 붙여 성능을 시험한 결과, 센서는 정확히 혈당을 측정했고 필요할 때마다 약물이 들어가 적정 혈당이 유지됐다.

사람에 전자피부를 붙였을 때도 피부에 붙은 센서는 사람의 혈당을 제대로 측정했다.

김 연구위원은 "구글이 개발한 렌즈 형태 기기는 눈물로 혈당을 측정한다"며 "이 방법은 눈 건강에 좋지 않아 시력이 나빠질 수 있지만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피부는 피부에 붙이기 때문에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뇨패치 전자피부에 적용된 다양한 기술은 당 측정 외에도 다양한 바이오센서 시스템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2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s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6/03/22 01: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