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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세월호 자료 '교육용으로 부적절'…학교사용 금지(종합)

송고시간2016-03-2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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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관에 대한 부정적·비판적 내용…건전한 국가관 형성 저해 우려"

교육계 "세월호 추모는 좋지만 신중한 방법으로 해야"

영상 기사 전교조 '세월호 참고도서' 박 대통령 괴물에 비유 논란
전교조 '세월호 참고도서' 박 대통령 괴물에 비유 논란

(세종=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세월호 참사 2주년을 맞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계기교육을 위해 만든 교재에 대해 교육부가 일선 학교에서 사용 금지 조치를 내렸다.

전교조가 만든 자체 교사용 참고서적인 '기억과 진실을 향한 4·16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국가와 정부에 대한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내용이 담겼고, 가치 판단이 미성숙한 학생들에게 올바른 국가관 형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교육부는 전교조의 '416 교과서'가 교육자료로 부적합하다고 결론짓고 시도교육청에 이 책이 각급 학교현장에서 활용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25일 밝혔다.

교육부는 "분석 결과 이 자료는 국가기관에 대한 부정적·비판적 내용을 제시해 학생들의 건전한 국가관 형성을 심각히 저해할 우려가 높다"고 판단했다.

또 "확인되지 않은 의혹·주장과 특정 언론·단체 관련 자료 제시가 과다하고 비교육적 표현이나 학생의 성장발달단계에 부적합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세월호 자료 '교육용으로 부적절'…학교사용 금지(종합) - 2

예를 들어 초등용 자료 중 2쪽 '진실을 은폐하려는 불의한 정권' 부분에서 '이 정권은 416 참사의진상규명마저 폭력적으로 방해하고 국민의 분열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내용은 "현 정권에 대한 편향된 시각과 의견 제시로 학생들에게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조장할 수 있다"고 문제삼았다.

21쪽 '내가 세월호에 있었다면 배가 침몰하는 순간 어떤 것들이 생각날까요? 꼭 기억하고 싶은 소중한 일들을 떠올려 봅시다' 부분은 "침몰하는 배에 타고 있다고 가정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상황은 초등학생에게 지나치게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는 등 학생의 발달 수준과 정서적 측면에서 부적절하다"고판단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괴물'로 암시하는 듯한 내용과 세월호가 사고 당시 급격히 방향을 선회하다 기울어졌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도 문제로 지적됐다.

전교조 세월호 자료 '교육용으로 부적절'…학교사용 금지(종합) - 3

중등용 자료에서는 92쪽에 실린 '국회 앞에서 진상규명을 호소하는 유가족을 외면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란 문구와 사진이 "사진에 포착된 정황만을 가지고 전체적인 정황을 왜곡하는 것으로 학생들에게 정부를 불신하게 하는 의도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검토결과를 내놨다.

96쪽 '단원고 교감선생님은 인솔자로서 책임을 느껴 자살했습니다'라는 부분은 "학생들이 차후 사건의 책임을 느낄 시 자살을 해야 한다는 생명 경시 풍조를 조장할 소지가 있어 교육자료로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교육부는 "이 자료를 활용해 가치판단이 미성숙한 학생들에게 정치적ㆍ파당적·개인적 편견이 포함된 편향된 시각을 심어줘서는 안 된다"면서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사안에 대해 법령 및 절차에 따라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교재 내용이 알려지자 교육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이들에게 사회 의식을 키워주는 교육은 필요하지만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주장을 그대로 주입하는 것은 또다른 '교조식 교육'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범대 교수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관점을 가르쳐야 한다는 점, 또 일반적으로 우리 학교에서 사회 비판적 시각의 교육이 부족하다는 점 등에서는 계기교육이 필요하지만 균형감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

이 교수는 "특히 세월호와 같은 사회적 논란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아이들에게 정부 비판적 관점보다는 자기비판적, 즉 정직과 신뢰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방향으로 계기교육을 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옳다"고 지적했다.

박덕수 서울초등학교교장협의회 회장(서울 영동초 교장)은 "계기교육은 최소 일주일 전에 학교장이 결재를 해야 할 수 있게 돼 있다"며 "전교조가 추진하는 이번 교육은 학부모 항의가 굉장히 많을 것으로 보여 학교장 입장에선 허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세월호 희생자를 차분히 추모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다짐하는 방향이 아닌, 의혹제기용으로 수업을 할 경우 학생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학부모항의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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