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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30% 돌파 안재욱 "딸 수현이가 정말 복덩이입니다"

송고시간2016-03-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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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이가 다섯'에서 속 깊고 젠틀한 싱글 대디 역으로 시청률 사냥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역할과 잘 매치된듯"

주말연속극 출연하는 안재욱
주말연속극 출연하는 안재욱

주말연속극 출연하는 안재욱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에이,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이제 한달 됐는데…."

거짓말. 여기 또 한명의 '딸바보' 출현이다. '아내 바보'이기도 하다.

애써 아닌 척 하지만 딸 얘기를 하면 비실비실 미소가 입가를 비집고 나온다.

연기는 '흉내내기'라지만 지난달 아빠가 된 안재욱(45)은 이전의 그와 다를 수밖에 없고, 자연히 그의 '아빠' 연기는 '진짜'가 됐다.

'아빠' 안재욱이 이끄는 KBS 2TV 주말극 '아이가 다섯'이 방송 10회 만에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쭉쭉 뻗어나가고 있다.

안재욱, '다섯 아이 아빠될까?'

안재욱, '다섯 아이 아빠될까?'

4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오면서 자연인으로서 많은 게 바뀐 안재욱은 '아이가 다섯'의 상처한 싱글대디 상태를 맞춤옷으로 소화하며 유연하게 극의 중심을 잡는다.

최근 여의도 KBS별관에서 '아이가 다섯'을 촬영하던 안재욱을 만났다.

◇ "경쾌하고 발랄한 이야기…정현정 작가 믿고 출연"

'아이가 다섯'은 사별하고 아이 둘을 키우는 싱글 대디 상태와 남편이 바람나서 이혼한 후 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미정(소유진 분)이 우여곡절 끝에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안재욱은 "정현정 작가만 보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역할보다도 대본을 보니까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주말극으로 하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어요. 작가를 믿고 시작했고 역시나 그러기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또 배우로서 작가가 자기 인물 잘 그려줘서 고맙다고 할 때가 가장 기분 좋은데, 정 작가가 얼마전 내게 그런 인사를 하시더라고요."

'아이가 다섯'은 전통적인 KBS 2TV 주말극보다 트렌디하고 경쾌해서 출발 전 KBS 내부에서 걱정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웬걸, 뚜껑을 열자 드라마는 첫회부터 20%를 넘어서더니 전작인 '부탁해요 엄마'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시청률이 오르고 있다. 또 밝고 유쾌한 데다 스피디하기까지 해서 젊은층까지 끌어들였다. 광고는 첫회부터 완판에 광고총량제 적용으로 10~20% 더 판매되고 있다.

"자칫 처질 수 있는 이야기를 경쾌하고 밝게 그려서 좋아요. 아프지만 아프지 않게 그리는 점이 장점이죠. 또 전개가 너무 빨라서 내가 깜짝깜짝 놀랄 정도예요. 주말극이 이렇게 빨라도 되나 싶을 정도인데 주변 20대들이 재미있다고, 빨라도 다 이해가 된다고 하는 말을 듣고 우리 드라마를 젊은층도 많이 보고 좋아한다는 걸 알았어요."

활짝 웃는 안재욱

활짝 웃는 안재욱

상태는 두 아이는 물론, 본가와 처가, 동생들 사이에 끼어 많은 짐을 어깨에 지고 있다. 그러나 늘 젠틀하고 부드러우며 많은 상황을 인내한다.

"솔직히 제 성격으로는 상태가 너무 얌전해서 좀 답답하긴 해요.(웃음) 하지만 이혼한 것도 아니고 사별한 사연을 안고 있는데 너무 밝게 나와도 안될 것 같아서 초반에는 좀더 캐릭터를 눌러줬어요. 수많은 책임감을 안고 사는 이의 속마음이 오죽하겠어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 있죠. 상태는 그 모든 것을 묵묵히 견디며 가족들을 배려하고 인내하고 참으며 살아요. 다행히 이런 상태의 모습을 젊은층이 싫어하는 게 아니라 좋다고 하더라고요.(웃음)"

◇ '별은 내 가슴에'의 청춘스타, 아빠가 되다

19년 전 그는 원조 한류스타였다. 당시 '별은 내 가슴에'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고 중국 대륙으로도 넘어갔다. 안재욱은 중국에서 대형 콘서트를 잇달아 개최하는 등 지금의 송중기 부럽지 않은 사랑을 받았다.

넘치는 끼와 재능으로 청춘스타로서 정점을 찍었던 그는 자존감이 강하고 '청개구리 기질'도 다분한 자유로운 영혼이다. 그런데 그 천하의 안재욱이 지금 사랑하는 두 여자로 인해 '꼼짝마라' 신세가 됐다.

지난해 6월 마흔넷에 드디어 짝을 만나더니 지난달에는 아빠가 된 그는 "결혼을 하니까 내가 없어졌다"며 웃었다.

"지난 1년 나에 대한 투자는 트레이닝복 한두 벌 산 거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나만 알고 살다가 결혼하니까 나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고 뭐 하나를 봐도 와이프 사주고 싶고 아기 사주고 싶은 마음 뿐이에요. 술 마실 시간도 없고요. 또 예전에는 술값 계산을 제가 당연히 다 하고 다녔는데 요즘은 '내가 이 돈으로 와이프 뭐 사다 주면 점수를 딸 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웃음) 사실 결혼하면 아내가 차려주는 밥 먹고 다닐 줄 알았는데 신혼도 없이 바로 아기가 생기니까 내가 얻어먹기는커녕 요즘 두 사람 밥상을 차립니다.(웃음)"

'아이가 다섯' 주연 맡은 안재욱

'아이가 다섯' 주연 맡은 안재욱

안재욱의 오랜 팬들은 '오빠' 안재욱이 현실은 물론이고, 드라마에서도 이제 '아빠'가 된 것에서 세월을 느끼고 아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내가 만약 싱글이었다면 애 딸린 홀아비 역을 고민했겠지만 마침 자연스럽게 결혼도 했고 방송을 앞두고 아빠도 됐다"며 "현실에서의 책임감이 자연스럽게 역할과 매치가 돼서인지 상태를 연기하는 내 모습이 굉장히 편안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그런 안재욱에 대해 정현정 작가는 "연기가 굉장히 고급스럽고 멋지다"고 말했다.

안재욱은 딸 수현이를 '복덩이'라고 했다. 수현이는 '아이가 다섯' 첫방송 나흘 전 태어났다. 제작진도 안재욱이 득녀한 것이 '아이가 다섯'에 길조가 됐다고 말한다.

"내 동생이 39세라, 수현이는 우리 집안에서 40년 만에 등장한 아기예요. 부모님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는 말할 것도 없고 수현이 덕에 가족이 더욱 돈독해지는 것을 느껴요. 또 '아이가 다섯' 제작발표회 전날 태어나 준 것도 너무 고맙고요. 혹시라도 제작발표회 때문에 출산을 못 볼까봐 걱정했거든요.(웃음) 요즘 밤에 잠도 잘 자고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 3년전 죽을 고비 넘겨…"내게 시간을 좀 더 준 이유가 있구나"

안재욱은 지난 2013년 2월3일 미국 여행 도중 지주막하출혈로 쓰러져 현지에서 갑작스럽게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5시간 동안 이어졌고, 이후에도 그는 병원에서 한달 가까이를 보내야했다.

'아이가 다섯' 출연하는 안재욱

'아이가 다섯' 출연하는 안재욱

그야말로 죽을 고비를 넘겼던 안재욱은 그러나 이후 배우로서도 성공적으로 활동을 이어갔고, 소원하던 결혼도 하면서 다시 새롭게 태어났다.

"앓다가 쓰러진 게 아니고 갑자기 죽을 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회복하고 나서 내가 정말 큰일을 치렀다는 것을 느꼈어요. 또 그 병이 마비 등 후유증을 동반하기 쉬운데 저는 그런 것 없이 나았죠."

그는 "요즘 와이프랑 아기가 침대에 누워서 자고 있는 것을 보면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싶다"면서 "하늘이 내게 시간을 좀 더 준 이유가 바로 이거였구나 싶고 벅차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행복에 더해 4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도 히트시킨 안재욱은 "더 많은 일을 하라고 시간을 주신 것 같다"며 "'아이가 다섯'에서도 진정성 있는 상태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와 교감하겠다"고 말했다.

[단독]30% 돌파 안재욱 "딸 수현이가 정말 복덩이입니다" - 2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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