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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러시아 로스트로포비치 추모 연주회서 지휘봉

송고시간2016-04-0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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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이끌고…"소송 관련 모든 사실 드러날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해 말 서울시립교향악단 전 대표와의 갈등 끝에 시향 예술감독직에서 사퇴한 뒤 국내에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세계적 지휘자 정명훈(63)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정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은 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열린 '제7회 로스트로포비치 국제페스티벌'에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참석해 러시아 클래식 애호가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로스트로포비치 국제페스티벌은 지난 2007년 세상을 떠난 러시아의 첼로 거장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를 기리는 추모 연주회로 2010년부터 매년 세계적 수준의 음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지난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페스티벌에 초청받은 정 전 감독은 열흘 동안 이어진 올해 페스티벌 마지막 날 공연에서 베토벤의 트리플 콘체르토와 말러의 교향곡 1번 '타이탄'을 박력과 여유를 섞어 지휘해 음악원 대강당 1천700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로부터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다.

정명훈, 러시아 로스트로포비치 추모 연주회서 지휘봉 - 2

베토벤 곡은 지휘뿐 아니라 직접 피아노 연주를 맡았으며 연주가 끝난 뒤엔 앙코르곡으로 차이콥스키 피아노곡 '사계' 가운데 '가을의 노래'를 직접 연주해 청중들의 환호에 답했다.

정 전 감독은 피아노 연주에 앞서 42년 전인 지난 1974년 세계 3대 국제 콩쿠르인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참가해 같은 연주홀에서 '가을의 노래'를 연주해 2위를 차지했던 일을 상기시켜 청중들의 따뜻한 박수를 받았다.

당시 유례없는 국제대회 입상 성적을 거둔 정명훈은 김포공항부터 서울시청까지 카퍼레이드를 벌이는 뜨거운 환영을 받았었다.

정 전 감독은 또 3악장 지휘 도중 협연 첼리스트의 첼로 줄이 풀려 연주가 일시 멈추는 당황스런 상황에서도 피아노로 '엘리제를 위하여'를 연주하는 위트를 보여주며 첼리스트가 자연스럽게 조율을 다시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배려하는 거장만의 여유를 선보이기도 했다.

말러의 교향곡은 관악 파트 연주자들의 실수가 많았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화려하면서도 몽환적인 색채를 가진 프랑스 관현악단 특유의 말러를 들려주는 데는 손색이 없었다.

로스트로포비치의 딸로 로스트로포비치 국제페스티벌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올가는 "정 지휘자는 단 1명의 관객도 연주에 무관심하게 남겨두지 않는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다"며 "러시아인들은 그의 연주에 항상 열광한다"고 전했다.

정 전 감독은 이날 연주회에 앞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6월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을 그만두고 이어 12월 서울 시향 예술감독을 사퇴한 후 근황에 대해 "프랑스 남동부 프로방스에 살며 프랑스는 물론 이탈리아와 독일을 오가며 연주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명훈, 러시아 로스트로포비치 추모 연주회서 지휘봉 - 3

정 전 감독은 그러나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의 소송전 등에 대한 질문에는 손사래를 치며 상세한 언급을 피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모든 사실이 드러날 것이며 (박 전 대표 측의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얘기며 얘기할 거리도 안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초 자신이 서울시향 직원들에게 성추행과 폭언 등을 했다고 폭로한 사건이 정 전 감독 중심으로 사조직화된 시향 단원들의 자작극이라며 정 전 감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정 감독은 지난달 말 박 전 대표를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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