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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부터 '구멍' 뚫린 지역인재 시험…제도 보완키로

송고시간2016-04-0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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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학 자체 선발시험과정서 '부정' 드러나…신뢰성 타격 "대학에 최대한 자율권 부여하되 부정 차단할 기본적 검증 필요"


각 대학 자체 선발시험과정서 '부정' 드러나…신뢰성 타격
"대학에 최대한 자율권 부여하되 부정 차단할 기본적 검증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필기시험의 성적을 조작한 송모(26)씨가 지역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치른 선발 시험에서도 문제지와 답안지를 훔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험 제도에 허점이 생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선발시험은 공직 내 지역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일정 규모의 지역인재를 선발하는 제도로, 지난 2005년 도입됐다.

인사처는 각 대학 출신 인재들이 고르게 공직에 진출할 수 있도록 특정 시·도 소재 대학 출신이 일정 비율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특히 개인이 원서접수를 할 수 없고, 소속 대학에서 자체 추천심사회의를 열어 일정한 자격을 갖춘 우수 학생을 선발해 사이버국가고시센터(http://www.gosi.kr)를 통해 원서를 접수하도록 하고 있다.

시험 전형을 보면 먼저 각 대학에서 학과성적이 상위 10% 이내고, 영어능력검정시험,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일정 성적을 갖춘 사람 가운데 각 대학 총장의 추천을 받은 자에게 응시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각 대학의 추천을 받은 응시생은 인사처에서 치르는 본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는다. 본 시험은 서류전형과 필기(PSAT) 및 면접시험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서 송씨가 훔친 시험지와 답안지는 인사처 본시험까지 가기 전 각 지역의 대학에서 치른 응시생 선발 시험이다.

인사처는 각 대학의 응시생 선발 과정에는 별다른 규정을 두지 않은 채 각 대학에 재량권을 주고 있지만, 상당수 대학들은 보다 객관적인 응시생 선발을 위해 자체적으로 시험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경찰 조사 결과를 보면 송씨는 제주 지역에서 치른 응시자 선발 시험을 앞두고 시험 문제를 낸 업체에 들어가 문제지 1부와 답안지 2부를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송씨의 연고지인 제주 지역 대학의 1차 선발시험 점수(81점)와 인사처에서 주관한 본 시험 점수(45점)의 차이가 너무 크게 난다고 보고 송씨를 추궁한 끝에 이 같은 자백을 받아냈다.

송씨가 지역인재 7급 시험 과정에서 응시생 선발시험의 부정 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험 제도 전반의 신뢰성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응시생 선발 시험은 인사처가 아닌 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주관한다고 하지만 시험 제도 자체에 구멍이 뚫린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송씨와 같이 실력 미달인 학생은 인사처에서 주관하는 본시험 과정에서 걸러지게 마련이지만 시험 제도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대대적인 제도 보완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제도의 취지를 살리는 차원에서 각 대학에 최대한의 자율권을 부여하되 부정 행위는 막을 수 있는 기본적인 검증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전반적인 실태 점검을 통해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시험 제도에 대한 보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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